최근 이라크에서 이슬람의 거룩한 전례시기인 라마단 기간 중에 그리스도교에 대한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이라크 키르쿠크교구장 주교는 이러한 일련의 폭력사태로 인해 그리스도교인들과 이슬람교도들이 모두 혹독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개탄했다. 실제로 이슬람의 전통적인 의례가 이뤄지는 라마단 시기 동안 고통과 수난의 연속이었다. 특히 최근 이라크에서는 그리스도인들과 이슬람교도들이 희생되는 비극이 발생되기도 했다. 최근 두 주 동안에만 해도 키르쿠크 내의 교회 두 곳이 폭탄 테러 공격을 받는 등 이라크에서만도 테러 공격을 받은 교회의 수가 52곳이나 된다.
그동안 우리는 전 세계에서 자행되는 종교간 분열과 폭력을 수없이 지켜보았다. 특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은 너무나도 거룩하고 숭고한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슬픈 소식이기에 안타까움만 더하고 있다.
전쟁은 또 다른 전쟁을 낳는다. 깊은 증오심에 불을 지르고, 불의의 상황을 조성하며,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짓밟기 때문이다. 전쟁은 결국 인류의 몰락을 야기시키며 오로지 평화를 통해서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음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성이 있다.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죄없는 어린이와 여성들과 노인들이 표적이 되어 온 끔찍하고 잔혹한 장면들이 더 이상 재연돼서는 안될 것이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지난 22일 이슬람교의 금식월인 라마단이 끝나는 파재절을 앞두고 경축메시지를 발표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이슬람교도들에게 보낸 경축 메시지에서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은 서로 다르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그에 따르는 권리와 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같다”면서 “따라서 이러한 인간적 도덕적 가치들을 젊은 세대에 전달하는 일은 우리의 공동 관심사”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상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고, 양심은 존중되어야 할 지성소이며 영적 차원을 함양하면 공동선을 위해 더욱 책임감을 갖고 지원하고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젊은 세대들이 깨닫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쟁과 폭력은 결코 종교간 분쟁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와 함께 전쟁 종식과 피해주민들을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종교적 불관용과 차별의 행위들에 대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현명한 대처와 연대가 절실하다. 종교와 신앙의 자유는 보편적인 인권으로서 언제 어느 곳에서나 누구에게도 보호되고 증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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