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희망의 느낌이 담겨져 있다. 시간이 지나면 곧 만나게 된다는 기대, 이런 기다림에 함께 하는 것이 웃음과 반가움. 그런데 간혹 기다림에도 기약이 없을 때가 있다.
무작정 인내와 끈기로 기다려야 하기에 더 힘들고 지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릴 수 있는 건 믿음 때문이다. 기다리고 있으면 꼭 만나게 된다는 믿음. 그 믿음이 그를 살리고 힘을 주며 지치지 않게 한다.
더위도 추위도 배고픔도 견딜 수 있는 기다림, 우리 신앙인에게는 어떤 기다림이 어울릴까. 당장 눈에 보이지 않아도 꼭 그렇게 된다는 믿음에 기초한 기다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기다림이 아닐까. 이런 기다림은 어떨까?
『차에는 쓴맛, 떫은맛, 신맛, 짠맛, 단맛… 이렇게 다섯 가지 맛이 담겨있는데 처음엔 그 맛을 잘 모른다.
그저 쓰고 떫은 맛만 느껴진다. 그런데 한 번 잘 음미해 보면 그 네 가지 맛이 합쳐지면서 결국 혀끝에는 쌉싸름한 단맛이 남게 되는 걸 느낄 수 있다.
첫 맛이 쓰다고 뱉어버리면 영 차 맛을 못 배우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쓴맛을 음미할 줄 알아야 단맛을 배울 수 있다.
흔히들 찻잔 속엔 인생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인생의 쓴맛, 떫은맛, 신만, 짠맛이다. 이 안에 들어있는 단맛을 맛보려면 오랜시간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되는 것. 인생이랑 많이 닮지 않았을까?
그래서 나는 차를 마신다. 기다리는 법을 배우기 위해. 기다리는 법을 배우면 의미 없는 고통, 의미 없는 시간들이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 기다리는 법을 아는 사람은 지치지 않는다.
고통스럽지도 않다. 사랑하면서 기다리는 법을 아는 사람은 강인하다』(「사랑하면서 기다리는 법」. 작자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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