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가 장기이식과 관련하여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1956년 비오 12세 교황 때이다. 비오 교황은 이탈리아의 기ㅏㄱ막기증자 협회 대표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치료의 목적이나 학문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사레초부터 장기나 인체 조직을 떼어낼 수 있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말씀하시면서 인간의 건강한 삶을 위한 그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신 것이다. 비록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의 장기이식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지만 비오 12세의 각막이식에 대한 이러한 평가는 가톨릭 교회가 장기이식을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는 매우 중요한 언급으로 간주된다.
장기이식을 긍정하는 가톨릭 교회의 이러한 기본적인 시각을 떠받치고 있는 기초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이웃을 위한 애덕 실천이다. 이웃 사랑의 실천은 무엇보다도 희생과 모험, 더 나아가서는 이웃과 자신의 생명까지도 나눌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교구된다고 한다면, 장기이식 수술의 기본 의도 역시 이웃 사랑의 실천이라는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웃 사랑의 실천이라는 차원에서 장기이식 수술은 지난 수십년 동안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면서 기술적으로도 매우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심장이식 수술을 비롯해서 오늘날에는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간이 일부분을 이식 받을 수 있는 기술까지 일반화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장기이식 수술이 이처럼 의학 기술의 차원에서 놀아운 발전을 이룩하였다고는 하지만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면 윤리의식이 의학기술의 발전만큼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장기이식 수술이 이처럼 긍정적인 것이고, 이웃의 생명을 구하는 헌신적이고도 숭고한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잘못된 윤리의식이 장기이식 행위 자체를 경계하게끔 만드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던 것이다.
장기이식 분야세어 끊임없이 고질적인 비난거리가 되는 것은 장기매매 행위이다. 생명을 돈으로 사려고 하는 사람들 혹은 가난하기 때문에 자신의 장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숭고한 행위로서의 장기 기증보다는 주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압력 때문에 할 수 없이 장기 기증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는 분명히 윤리적인 비난거리이다.
결국 이러한 윤리적 문제들은 장기이식 수술을 위해 필요한 장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부족한 장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의학계 일부에서는 인간배아를 복제하여 장기를 양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곧 사람을 만들어서 그 사람을 희생시켜 사람을 살리자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한마음한몸운동본부와 가톨릭신문사는 공동으로 사순절 장기기증 운동을 벌이고 있다. 장기기증자가 많아진다면 분명히 윤리적인 혼란은 많이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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