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묵상하다보면 여러 가지 묵상 주제들이 떠오른다. 아지랑이, 봄비, 봄바람, 냉이, 쑥, 모내기, 사순절, 꽃….
여기에서 나의 마음을 움직였던 주제는 바로 봄바람이었다. 봄이 오면 언제나 처럼 바람이 분다. 그것도 세찬 바람이. 왜 그럴까? 다른 때보다 바람의 세기를 피부로 크게 느끼는 것은 어떤 이유가 있어서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얻은 결론은 「자연은 서로 하나이며 서로 돕고 사는 의좋은 형세자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자연의 법칙, 겨울에는 땅이 얼면서 팽창한다. 자신의 모습보다 더 커져버린 땅.
그런데 봄의 따듯한 날씨로 꽁꽁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땅속에 작은 틈들이 생긴다. 그 틈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무는 뿌리를 통해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고 그 모습이 계속되면 결국 그런 나무는 쓰러지고 만다.
봄바람이 부는 이유도 그 틈을 나무가 좀더 쉽게 더 먼 곳으로 새로운 뿌리를 내리면서 자신의 공간을 넓혀간다.
이 시기에 이런 자연의섭리를 잘 따른 나무는 여름에 비바람이 몰아쳐도 태풍이 불어와도 끄떡없이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묵상을 하고 보니 자연의 섭리를 통해, 우리 주변에서 지금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었다. 주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셨고 자연의 법칙 안에 숨겨져 있는 당신의 말씀으로 우리를 당신에게로 이끌고 계셨다. 『지금 내가 한 말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사람과 같다. 그러나 지금 내가 한 말은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마태 7, 24~2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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