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순교자성월을 맞았다. 교회는 해마다 순교자성월을 맞아 순교자들의 행적을 돌아보며 우리의 신앙을 비추어 보는 거울로 삼고 순교신심을 함양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순교자는 그리스도인의 씨앗’이란 말처럼 그분들의 삶과 신앙을 배우고 체험하는 것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바람직한 마음가짐이라 할 것이다. 특히 최근 한국교회는 순교자 현양운동을 새롭게 불태우고 있다. 한국 평협을 비롯한 전국 교구에서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증거자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와 현양 운동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순교자의 후손인 한국교회의 평신도들이 주도적으로 이러한 운동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같은 평신도들의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운동은 시복시성 판결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에 ‘순교자와 증거자에 대한 신자들의 공경과 현양 정신’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간절한 바람을 현실로 열매 맺기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어느 해보다 순교자성월을 맞는 우리의 각오와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세계교회가 인정하는 것처럼 순교자들이 흘린 피의 터전 위에 성장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만큼 우리 신앙선조들의 피와 땀은 오늘날 신앙을 있게 한 중요한 뿌리요 저력이며 교회를 지탱해온 힘이다. 한국교회 모든 구성원들이 그들의 숭고한 순교적 삶을 본받고 순교신심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그리스도를 증거해나가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교회 일각에서는 “순교 성인은 있는데 순교 신심은 없다”고 지적하며 신자들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한다. 전적으로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을 본받기 위한 우리의 노력과 실천이 과연 제대로 이어져 왔는지 성찰해볼 필요성이 있다. 우리의 신앙 유산이 자칫 편의주의적인 신앙생활 태도와 이기주의 신앙, 기복적인 신앙관 등으로 인해 점차 흐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이런 점에서 현재 전개하고 있는 시복시성 기도운동은 한국교회 전체 쇄신과 도약을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교회 모든 구성원들은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의 참뜻이 하느님 사랑의 정점에 이른 그분들을 온 세상에 높이 드러내고, 거룩한 순교 정신을 본받아 참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는데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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