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이란 문자 그대로 자연적인 성교로 임신이 되지 않을 때 인위적 방법을 통해 임신을 가능케 하는 방법이다. 옛날부터 가축의 우량품종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던 인공수정이 인간에게 처음으로 적용된 시기는 18세기 말부터라고 한다. 이 인공수정은 처음에는 체외수정의 형태로 발전되어 오다가 급기야는 시험관 아기라고 부르는 체외수정이라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발전하게 되고, 1978년 영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시험관 아기 시술 방법에 의해 브라운 양이 태어나게 된다. 이후 시험관아기의 시술은 불임치료를 위한 매우 보편적인 방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시험관 아기 시술 방법은 의사가 남녀의 생식세포를 몸밖으로 끄집어내어 유리접시 위에서 수정시키고, 이렇게 수정된 수정란을 여자의 몸 속에 주입시킴으로써 임신시키는 방법인데 오늘날에는 이러한 방법에 대해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심지어 천주교 신자들 중 상당수는 이 방법으로 불임부부들에게 큰 기쁨과 희망을 가져다 주는데도 교회가 이를 반대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천주교 신자라면 누구나 교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왜 엄격한 반대의 입장을 취하는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문제에 대한 교회의 시각은 크게 다음의 두 가지이다. 첫째, 자녀는 부부 사랑의 살아잇는 표지이며, 부부일치의 영원한 징표이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 자녀는 부모의 사랑에 의해 이 세상에 태어날 당연한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험관 아기의 시술은 어떠한가? 정자와 난자라는 생식세포의 추출, 추출된 난자의 인공 배양, 생식세포의 유리접시 위에서의 결합과 세포 융합, 시험관 내에서의 배양 그리고 수정란의 자궁에로의 이전 등 매우 기술적이고도 복잡한 과정이 반드시 요구되는데 여기에서 과연 우리는 부부사랑과 일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겠는가?

두 번째 이유는 더욱 심각하다. 의사들은 시험관 아기의 시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4~5개의 수정란을 한꺼번에 자궁에 주입시키고, 배아들이 그 안에서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나중에는 건강한 배아 1~2개를 남겨놓고 나머지는 바깥으로 끄집어낸다. 결국 이 방법은 가톨릭교회가 인간생명이라고 가르치는 인간 배아를 죽이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물론 불임부부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자녀는 어쩌면 그들의 삶에 가장 큰 희망이고 기쁨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공수정의 과정과 방법이 인간을 영락없는 물건으로 취급하면서 하나의 수단으로 격하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체외수정으로 얻어진 인간 배아들을 의도적으로 유기시킨다고 할 때 이를 어떻게 정당화시킬 수 있겠는가? 자기 핏줄을 원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인간 생명의 존엄성은 반드시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