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을 순례하는 교회의 일원으로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야만 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방향타이면서도 신자들의 일상에서 겉돌고 있는 사회교리의 내면화를 위해 ‘사회교리 주간’(가칭) 제정이 추진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8월 31일 열린 정기회의에서 사회교리의 가르침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기 위해 ‘사회교리 주간’ 제정을 주교회의 총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 차원에서 사회교리 주간 제정이 논의될 전망이다.
그간 한국교회 안에서는 신자들의 내적 성숙과 질적 복음화를 이루기 위해 사회교리에 대한 인식 전환과 더불어 사회교리 교육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교회 내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 전반에서 물질주의와 세속화에 따른 가치관 상실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신자들이 자신들의 일상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현상들을 복음적 시각으로 성찰하고 적합한 신앙의 균형을 갖추는데 있어 사회교리의 저변 확산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해왔다. 하지만 일반 신자들은 물론 사제들 가운데서도 사회교리를 낯설어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 그만큼 한국교회 안에서 사회교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함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한국교회에 평신도 전문직 종사자들과 고위직이 많은데도 사회현상에 대한 교회의 입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모습이 적잖이 발견된다. 이에 따라 사회지도층이나 여론주도층으로 사회를 이끌어가는 신자들 가운데 공공연히 교회의 복음적 가르침이나 입장에 배치되는 편에 서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는 교회가 믿을 교리에 비해 지킬 교리를 중요시하지 않은 것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4대강 사업이나 제주 강정마을 해군지기 건설 사업, 사형제도 등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과 입장은 일관된 편이나 평신도들은 물론 사제들마저 올바른 원칙을 갖지 못해 신앙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에서 적잖은 혼란을 겪고 있는 게 우리의 모습이다.
이전에 비해 교구나 본당 차원에서 사회교리에 대한 인식과 보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의 필요성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 절대적으로 미흡하다는 게 일선 사목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회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회교리 주간’제정은 사회교리에 대한 인식과 실천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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