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거운 감자로 연일 보도되어 왔던 「역사왜곡」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남의 나라의 일만도 아닌 듯 싶다. 어쩌면 역사왜곡은 그 어느 때부터인가 인간의 양심이 마비되고, 굳어져버린 데서, 어제나 오늘이나, 이쪽 저쪽 모두의 양심이 두화된, 시대의 반영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누구든지 자신과 자국의 이익에만 몰두하게되면 결국 그러한 일차원적 사고와 행위에 의해 과오와 오류를 범할 수 있다.
허나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은 과오와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범한 과오와 오류를 성찰하고 반성하려는 윤리적 의식을 갖고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세상은 윤리의 기본명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시장경제의 논리에만 초점을 맞추고 발전하고 있다.
윤리의 기본명제를 상실한 시장경제 침략자의 논리는 마치 전쟁 침략자의 논리에서처럼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도 있고, 상대방을 무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결과를 가져온다.
오늘날은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세계인을 역사비판을 위한 동반자로 부르고 있다. 인류의 평화공존을 위해 같은 길을 함께 바라보면서 걸어가는 세계인은 진리를 향한 이 시대의 길동무이다.
이러한 세계인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진리와 연대하면서 비인간적인 사고와 행위를 하는 사람과 제도에 대항하여 역사를 비판한다.
왜곡된 일본교과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이제 우리국민이 먼저 해야할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또한 우리역사를 왜곡시킨 국정교과서를 만들지는 않았는지?」만일 우리 역시 식민지시대의 역사를 왜곡시킨 역사교과서를 가지고 있다면, 「왜 우리 나라의 사학자들은 모순된 역사기술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을까?」를 자문하면서 이 기회에 우리자신을 진지하게 성찰해 보아야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우리의 왜곡된 역사도 바로 가르쳐야 할 것이다.
우리의 굴절된 현대사를 돌이켜보고, 「왜 우리들은 자신들의 약점과 과오를 숨기려하고 있는지, 왜 일본이 비도덕적 행위를 저렇게 고집하게 되는지?」
한국인이든 일본인인든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을 고집한다면 자존은 물론 타존까지도 송두리째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19세기 불란서 실존주의 문학평론가 까뮈는 그의 책 「이방인」에서 옳고 그름을 식별하지 못하는 중성적 존재를 야만인이라고 말한다.
어제나 오늘이나, 여기나 저기나 이러한 야만인의 행동은 별반 다를 바 없다.
지금까지 우리는 동족간에 남북으로 나뉘어 처절한 사상투쟁을 하면서 정치내부의 모순을 감추기 위해 반공의식으로 화려하게 포장하였으며, 나아가 극단적인 반일감정을 조작하였던 무능한 정치인들의 술책과 기만을 잘 알고 있다.
그뿐이랴, 남북으로 나뉘어진 것도 부족해서 영호남 동서로 가르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들의 권모술책이 지역감정을 조장하였다는 이 사실을 훗날 그 누가 진실하게 고백할 수 있을는지. 지금도 역사는 권력에 의해서 굴절되고 있다.
인간의 권력이 내면으로부터 변형되고 변화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권력은 역사를 왜곡시키게되고, 결과적으로 그 왜곡된 역사에 의해서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는 망가지게 될 것이다.
내 눈의 티끌은 보지 않고, 남의 눈의 티끌만 보면서 그 티끌을 빼라고 감정만 앞세워 목청만 높이게된다면, 티끌을 빼지 않아도 된다는 빌미를 일본에게 제공하게될 뿐만 아니라 우리 국가의 자존을 파괴하는 꼴이 되고 만다.
그 어느 국가도 그 어느 인간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자존을 건드릴 수 없게 하려면, 우리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그 순간에만 감정을 앞세워 대항할 것이 아니라 국가의 자존을 지켜나갈 국민의 능력을 길러낼 수 있는 책임감 있는 국정, 또는 국정교과서를 펴야할 것이다. 우리 자신부터 진실한 역사를 써나갈 때 우리는 왜곡된 역사를 향해 비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의 길동무는 대륙과 민족을 초월해서 평과공존을 위해 진리와 정의를 위해 함께 일하는 세계인이다. 우리는 이런 세계인과 단결하여 역사를 왜곡시킨 자들에 대항하여 지속적인 역사비판을 해야한다.
인류의 역사가 진리 앞에 진실을 고할 때 세상은 인간다워질 것이다.
역사비판은 인류의 역사를 진실하고 선하며 아름답게 써나가도록 진리에로의 동반자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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