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장애인복지관에 있을 때 일이다. 어느 날 곱게 차려입은 30대 초반의 아가씨 같은 아주머니가 양손에 무겁게 보이는 바구니를 들고 찾아 왔다.
아주머니는 “복지관 앞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이 앞을 지날 때마다 장애가 있어 보이는 아이들을 많이 만났다.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내 아이도 아플 수 있는데, 아프지 않은 아이가 감사하다.’ 이런 생각을 하던 어느 날 문득 “저 아이들이 내 아이를 대신해서 아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오늘이 내 아이 돌인데 돌잔치를 준비하면서 이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떡을 조금 만들어 왔다”고 했다. 참으로 곱디고운 마음이다. 어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장애가 있는 사람,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생활시설이나 특수학교가 자기 동네에 들어오면 함께 살기를 거부하는(땅값이 떨어진다, 아이들 교육에 지장이 많다 등의 이유가 안 되는 이유들 달고) 사례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다.
유치원에 다니는 호기심 많은 아이가 엄마와 시장에 갔다가 휠체어를 탄 예쁜 언니를 만났다. 이 아이는 휠체어 탄 사람을 처음 봐 궁금해서 엄마에게 “엄마, 저 언니 왜 저래”하고 물었다. 엄마는 머뭇거림 없이 “너도 말 안 들으면 저렇게 된단다”하고 말했다. 참으로 지혜롭지 못한 대답이다. 이렇게 장애를 전생의 업보(죄)의 결과쯤으로 생각하던 시대도 있었다.
예쁜 아주머니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은 가슴 뭉클한 감동과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15년 전 돌을 맞이했던 그 아이가 건강하게 잘 성장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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