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가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키는 영화가 있다. 영화 ‘도가니’가 바로 그것이다. 개봉 전부터 많은 영화 마니아들로부터 관심을 모으며 9월에 보고 싶은 영화 1위로 등극하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영화가 실제 사건을 소재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광주의 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내용은 참담하다. 학교의 교장과 교사들은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비인간적인 학대와 성폭력을 서슴지 않았다. 교육자라는 신분으로 학생들에게 과연 저렇게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나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야기는 영화에서 끝나지 않는다. 문제의 학교는 이름을 바꾸고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부조리함은 단순히 한 청각장애인학교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엄연히 일어나고 있는 또 하나의 현실일 뿐이다. 나보다 약한 사람들을 돌보기보다는 무시하고 짓밟아버린다. 나의 기득권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도 많다. 이들의 모습이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하지만 예수는 우리 인간을 위해 인간이 되셨다. 자신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으시고 우리에게 오셨다. 그리고 가장 낮은 자에게 행하는 선의가 곧 나에게 베푸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교회는 낮은 자, 사회에서 소외받는 자를 위한 울타리나 마찬가지다. 제주 강정마을과 양평 두물머리에서 교회는 현장의 울타리가 되고 있다. 또한 지난 15일에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하고,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주교가 발표한 성명서 내용과 같이 아직 늦지 않았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이웃을 사랑하며 나눠야 한다.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니라 바로 이웃의 일이며, 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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