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는 파견이란 뜻을 지닌 라틴어 ‘미션(mission)’에서 나온 말이다. 세상 구원을 위해 하느님으로부터 파견 받은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고 부활한 당신을 믿고 따르는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였다. 그리고 교회는 인류 역사가 끝날 때까지 세상 어디서나 그 증인이 되어야 한다. 이는 교회가 세상 안에서 드러내야할 선교 사명의 근거라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선교는 선택형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과업이며 의무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을 통해 ‘왜 선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우리의 신앙과 교회의 경험에 의해 참된 해방은 그리스도의 사랑에 자신을 개방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리스도 안에서만 모든 종류의 소외와 혼란에서, 죄와 죽음의 세력에 의한 종살이에서 우리는 해방된다’(11항)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1970년 주교회의 임시총회에서 전교주일이 들어있는 10월을 한국 고유의 ‘전교의 달’로 정했다.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위원장 이병호 주교는 올해 전교의 달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고 이태석 신부의 예를 들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사랑에서만 나오며 이것은 예수님께서 가르치는 모든 것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믿는 다는 것은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보여주신 그분의 사랑을 깨닫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증언하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라고 역설했다.
그분의 사랑을 깨닫고 증거한다는 것은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보여준 지극한 사랑을 이웃에게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복음 선포자들의 말이나 행동이 증언으로서의 특성을 띨 때 그들은 참으로 주변 세계를 건강하게 하고 밝게 해주는 소금과 빛이 된다’고 한 이병호 주교의 담화문에서처럼, 그때야말로 우리 신자들은 ‘서로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세상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주교는 담화문 제목을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16)’의 구절에서 뽑았다. 반생명적이고 이기심으로 팽배한, 그리고 나눔의 부재가 심각한 작금의 세상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전교의 달을 맞아 진정한 그 의미를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직접적인 복음 선포에 대한 관심과 함께 삶 안에서 표양으로 하느님을 따르고 드러내는 신자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보는 전교의 달이 되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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