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을 비롯한 한국 7대 종단 대표가 최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이번 방문에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와 개신교 김영주 목사, 불교 자승 총무원장 등 24명이 함께했다. 이번 방북에 대해 그동안 남북한이 긴장 속에 대치하고 경색된 상황에서 남북 화해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남북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평화를 위한 결의를 다짐으로써 교류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방북의 의미를 둘 수 있다.
한국 방문단은 방북에 앞선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적인 성격이 아닌 순수한 종교적인 방문임을 거듭 강조했다. 종교인들이 통일과 교류협력의 계기를 마련하려고 앞장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 방문단에 따르면 이번 방문 기간 동안 북한측은 7대 종단 대표들에게 국빈급 대접으로 환대를 했다고 한다. 일정에 없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김영남 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 인사들과도 만남을 가졌다. 김영남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남북이 긴장 속에 대치하고 있는 어려운 시기에 방문에 응해줘 고맙다”며 대표단을 환대했다. 이는 북한이 김영남 위원장을 통해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방북의 결실이다. 남북 대표들은 7대 종단 공동 남북 종교인 교류를 정례화하자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백두산을 찾아 함께하는 평화기도회도 마련한 남북 대표들은 어려운 시기를 기도와 신앙으로 극복하고 신뢰감을 쌓기 위해 협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교류 정례화를 합의한 것이다. 김희중 대주교는 방북기간 동안 장충성당을 찾아 장재언 조선종교인협의회 위원장 및 40명의 산자들과 만나 친교를 나누고 함께 주모경을 바치는 뜻 깊은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지속적으로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을 전개해왔다. 굶주리고 헐벗은 북한 동포들을 위해 조건 없는 나눔을 실천했다. 주고받는 정치적인 색깔을 배제한 채 오로지 한 민족 동포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돕기 위해서였다. 이제 새로운 물꼬를 튼 종교인들의 화해와 일치의 물결이 활성화되기 위해 우선 한국교회 신자들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우리교회가 전개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나눔과 사랑 실천에 관심을 갖고 동참해야 한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과 의식변화를 통해 남북한이 진정한 화해와 일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모든 종교인들이 마음과 뜻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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