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6월 시작된 소공동체 전국모임이 올해로 꼭 10주년을 맞았다. 2012년이면 이 땅에 들어온 지 20주년이 되는 소공동체는 그간 한국교회는 물론 신자들 사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며 신앙 토착화에 밑거름이 되어왔다. 초대교회 공동체 모습을 따라 참된 사랑과 나눔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소공동체는 이제 미래 사목의 대안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각 교구와 본당들을 중심으로 소공동체를 사목적 대안으로 삼으려는 모색과 노력이 꾸준히 전개되어 오고 있다. 또한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한국교회의 비전을 함께 모색하려는 장도 꾸준히 마련되고 있다. 소공동체 모임에 참가하거나 이를 주제로 한 내용을 접해본 이들이라면 소공동체가 신앙생활을 통해 얻는 다양한 경험들을 나누고 격려하는 친교의 자리라는 평가를 내놓는데 주저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분위기에 편승해 소공동체 정신은 어디 가고 너도나도 소공동체로 몰려가는 모습은 없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그간 투여된 시간과 노력, 재정 등 들인 공에 비해 소공동체가 그에 맞갖은 모습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에서는 의문도 적잖은 게 현실이다. 실제 소공동체가 이뤄지는 현장에서는 교구나 지역별로 소공동체 활성화 정도에 있어 큰 편차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참여율에 있어서도 여전히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교구나 본당들이 적지 않다. 이는 전체적으로 소공동체 운동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기보다는 사목자의 관심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러한 한계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딛고 서 있는 소공동체의 지형은 우리 현실에 맞는 신앙의 토착화를 위한 모색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특별히 그간 한국교회에서 보여온 소공동체의 모습은 시대의 징표를 식별하고 실천하는데 남다른 힘과 순발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주님의 손길이 필요한 다양한 장에 하느님의 숨결을 불어넣는데 실증적인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공동체가 도입된 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음에도 한국교회 안에서 뿌리를 내렸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소공동체가 비록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복음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임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상이 던져주는 도전에 과감히 임해 하느님 나라를 넓히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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