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공동체는 1991년 3월 2일에 광안리 한켠에서 소박하게 시작되었다. 스무 명이 채 안디는 젊은이들과 함께 시작한 우리 신학교에는 이제 180명에 이르는 형제들이 함께 하며, 어느덧 개교 10주년이라는 감사의 시간을 지내게 됐다.
개교 10주년을 맞이하여 다양한 행사들이 있었지만, 그 가운데 10월 9일 본 대학 대성당에서 「한국천주교회 신학교 교육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의 감동은 아직도 많은 신학생들의 가슴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현대의 상황에서 신학교 교육 현실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새로운 시대를 위한 사제양성의 기틀을 마련하고, 아울러 교회의 쇄신을 위한 발판을 모색하려는 뜻깊은 자리였다.
심포지엄은 기조강연(서공석 신부)에 이어 지적교육(발제: 심상태 신부, 논평: 이제민 신부), 영적교육(발제: 박재만 신부, 논평: 윤양호 신부), 문화교육(발제: 조광호 신부, 논평: 이규정 교수), 현장교육(발제: 함세웅 신부, 논평: 박기호 신부) 네 분야에 대한 발제와 논평으로 진행되었고, 종합토론으로 마무리되었다. 각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계신 분들을 모시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하나 하나 짚어나가고 그 대안을 모색해 나가는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신학교 교육과 교회 쇄신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열망으로 달아올랐다.
사실, 심포지엄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이어지는 엄청나게 긴 강의를 어떻게 들을까 하는 걱정에 많은 학생들이 긴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심포지엄이 생기있게 진행되어감에 따라 이 자리야말로 정말 소중한 순간이며 유익한 시간임을 느끼게 되었다. 신학교 스스로 자신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솔직하게 들추어 내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대안을 찾으며 신발끈을 힘껏 동여매는 감동적인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심포지엄의 주제가 신학교 교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분들이 참석하였다. 특히 수도자들이 많이 참석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열의를 보여주었는데, 신학교와 수도원은 「양성」이라는 면에서 서로 엇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는가 생각한다.
심포지엄을 마치고는 신학교 학생들 전원과 교수신부님, 그리고 심포지엄 발제와 논평을 해주신 모든 분들이 오랜 시간동안 함께 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 자리를 통해 학생들은 이 시대에 함께 살아가는 「선배님」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며,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준비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번 심포지엄을 돌이켜 보면, 서로의 삶을 함께 나누지 못하는 사이에 알게 모르게 쌓여져 있는 신학교들 간의 벽을 허무는 작은 기회가 되었다고 믿는다. 서로의 교류가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신학교들 사이에 학술회의를 통해서 연대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끝으로 우리 부산신학교 공동체에 관심을 기울여 주시고, 기도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