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교회 내에서는 굵직한 학술 행사가 여러 개 개최됐다. 그중에서도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와 수원교구는 ‘냉담자 회두’를 주제로 세미나와 심포지엄을 열었다.
‘새로운 복음화와 냉담교우 회두’를 주제로 명동성당 꼬스트 홀에서 마련된 복음화위원회의 세미나는 전국 10개 교구에서 430여 명이 참가하는 성황을 보였다. ‘매일미사’ 책에 세미나 내용을 홍보한 덕분이라고는 하지만, 서울 본당 신자들을 비롯 먼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지방에서부터 참석한 신자들의 참여 열기는 뜨거웠다.
세미나 시작 시간을 앞두고 전국에서 온 신자들이 세미나장을 속속 채우는 모습에 주교회의 실무자는 세미나 공지가 나간 후 하루 평균 10여 통의 문의 전화가 오는 등 이전보다 남다른 관심도를 느끼기는 했지만 ‘기대 이상’ 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수원교구에서 개최한 심포지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17차 교구 심포지엄으로 준비된 행사는 ‘냉담교우 예방과 회두를 위한 교회의 사목적 대안 찾기’를 주제로 열린 가운데 1500여 명의 교구 신자들이 참석하는, 열띤 분위기를 보였다.
두 사례에서 보여진 신자들의 반응은 그만큼 냉담교우 문제가 현재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매우 커다란 숙제임을 알려주는 방증으로 보여졌다. ‘레지오 단원인데 쉬고 있는 단원들 신자들을 교회로 데려 오는 방안을 듣고자 왔다’는 신자, 그리고 ‘본당 신자들과 함께 냉담 교우 문제를 생각해 보기 위해 왔다’는 사제 수도자들 모습에는 냉담 교우들에 대한 깊은 걱정이 어려있었다.
한국교회의 양적 성장세가 상승하면서, 한편 그 그늘로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냉담 현상은 우려하는 만큼의 수많은 실태 조사와 대책안을 쏟아내도록 했지만 여전히 풀기 어려운 난제로 남아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본사가 지난 2007년 창간 80주년을 맞아 조사 발표한 ‘가톨릭 신자의 종교 의식과 신앙 생활’에 따를 때 냉담교우들이 교회를 멀리하게 된 첫 순위는 ‘생계나 학업’(42.4%)이었고 이어서 ‘신앙에 대한 회의’(12.1%) ‘기타’(8.9%) ‘고해성사의 부담’(7.4%) ‘가정내 종교 갈등’(5.8%) 순이었다. 이외 ‘성직자 또는 수도자에 대한 실망’과 ‘취미 생활’이 각각 4.7%였고 ‘자녀 양육’ 혹은 ‘자녀문제’가 4.3% ‘부부간 갈등’과 ‘본당 교우와의 갈등’이 각각 3.5% ‘경제적 부담’이 2.7% 등으로 드러난바 있다.
이 부분에서 눈여겨 볼 것은 응답자의 3/4이 냉담을 하게 될 당시 신앙적 후견인이 없었다는 것, 조사 대상이었던 냉담 교우들 네 명 중 세 명은 신앙을 재개할 의사를 지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고해성사 문제나 성직자 수도자에 대한 내용 등의 이유를 제외하면 냉담의 원인이 거의 개인적 문제에 치우쳐 있다는 내용이다.
결국은 지속적이고 실제적인 사목적 관심과 배려 문제인 것 같다. 전문가들은 냉담 교우들의 개인적 문제에서 비롯된 원인 역시 교회의 구조적 여건과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 신 영세자들이 교회에 안착할 수 없는 관리구조, 고해성사만을 중심으로 하는 냉담자 판별기준, 취약한 신자 재교육 구조, 신자들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목 대응 방식 등은 신자들의 냉담 현상에 앞서 교회가 심사숙고해야할 사안들이라는 것이다.
수원교구 심포지엄과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세미나에서는 올바른 교리교육을 통한 신앙의 정수 체험, 교회지도자들의 전반적인 쇄신,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개인성화 계획안 등 냉담 교우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내용들이 제안됐다. 이러한 풍부한 연구 결과와 대안 마련 역시 교회 당국의 진정한 관심과 배려 안에서 진지하게 논의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할 때 냉담교우 문제는 그저 또 때가 되면 떠오르는 단골 이슈가 되고 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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