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할 때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은 안마·침·역학 등의 일을 하고 있으며, 주로 안마를 직업으로 하고 있다. 안마는 주로 안마시술소에서 하며 안마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는 퇴폐, 음지(陰地)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안마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이면 안마를 하는 사람(안마사)에 대한 이미지도 긍정적이지 않은 것 같다.
시각장애인의 복지를 위해서는 안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면 먼저 안마가 얼마나 건전하고 좋은 것인지를 사람들에게 알려야 했다. 그 방법의 하나로 ‘건강안마센터’를 개설하여 일반인들에게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많은 사람들이 센터를 이용했고, 부정적 이미지는 조금씩 바뀌었다.
장애인에 대한 호칭 변화를 보면 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이 제정되기 이전의 장애인에 대한 법정호칭은 ‘불구폐질자’였다. 심신장애자복지법에서 ‘장애자’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1989년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장애인’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과정에 일부 장애인 인권단체에서 ‘장애우’라는 호칭을 사용하였고, 이 호칭은 어법이나 심리사회적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더 좋은 호칭은 “장애인”보다 “장애가 있는 사람” 즉, “시각장애인”보다 “보는데 불편한 사람”,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지체장애인)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호칭이나 용어 몇 개 바꾼다고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복지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용어에 따라 그 의미는 다르게 전달될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인 용어 사용은 장애인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영향을 줄 것이고, 이는 장애인의 위상(이미지) 변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 사회복지는 대상자의 이미지를 바꾸어 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