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방송된 TV 드라마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주인공이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모습이 눈길을 잡아끌었다.
그녀의 ‘버킷리스트’에는 탱고 배우기, 웨딩드레스 입어보기, 하루에 한 번씩 엄마를 웃게 하기 등 소박한 행복이 묻어나는 소원들이 가득 차 있다. 시청자들은 소원을 이뤄가는 여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버킷 리스트’는 ‘kick the bucket(킥 더 버킷)’이라는 어구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교수형을 당하는 죄수 발밑에 놓인 버킷(bucket, 양동이)을 차버린다는 뜻에서 차용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리스트’라는 의미로 사용하게 됐다.
당장 내가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지금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지금 나는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무엇보다 나의 삶속에서 신앙생활은 어떠한가?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미치자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부끄러움이 밀려들었다.
지난 9일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학술세미나를 통해 본 죽음의 의미는 다시금 삶과 신앙의 방향성을 찾는 계기가 됐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하느님의 자녀인 나는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행하고 책임질 수 있는 고유한 존재임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주님이 주신 삶을 충실하게 누리기 위한 나만의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 보기로 했다. 1. 신앙 바로 세우기 2. 가톨릭신문 기자로서의 열정 채우기 3. 성경 말씀 새기기 4. 규칙적인 독서 5. 늘 기도하기 등 금세 몇 가지 리스트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신앙인으로서 자아 정체성을 찾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다시금 채워 넣어야 할 때이다.
이제 두 달 남짓이면 새해다. 지금, 나만의 ‘버킷 리스트’를 통해 새로운 나를 설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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