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변화. 쉽잖은 일이다. 독서가 큰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심심찮게 듣는다. 신앙생활 또한 간접 체험의 폭을 넓혀주는 독서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관건은 좋은 책을 골라 읽는 것이다.
한 유명 원로시인은 최근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 마련한 가톨릭양서 관련 포럼에서 “좋은 책이 아니라, 가장 좋은 책을 읽어라, 좋은 책은 사람을 변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정말 좋다고 평가받은 책을 읽었는데 변화를 체험하지 못했다면? 그 시인은 두말 않고 “그렇다면 독자가 책을 잘못 읽은 것”이라고 전한다.
그런데 하루 평균 쏟아지는 국내 신간은 200여 권을 훌쩍 넘어선다. 책의 홍수 속에서 일반인들은 대형서점 혹은 출판사들의 맞춤식 홍보에 따라 자리를 차지한 베스트셀러를 ‘좋은 책’이라고 판단하기 십상이다. 게다가 영성서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어도 별도의 검증이 안됐다면, 직접 읽고 나서야 그릇된 가치관을 담고 있음을 아는 경우가 왕왕 있다.
최근 교회출판사들이 펴낸 책들도 일반인들에게도 자주 읽혀진다는 소식이 반갑게 들려오곤 한다. 종교적 내용을 넘어 참된 가치와 행복의 의미를 심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종교의 경계를 허무는 이러한 독서 행태는 사회를 정화하고 개개인이 보다 나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밑거름으로 쌓여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자기계발서나, 표피적인 행복 실현에 초점을 둔 서적들이 넘쳐나는 문제점도 우려된다. 게다가 현대인들은 많은 경우 독서를 정보습득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어 올바른 독서의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
신앙인의 책읽기는 단순히 일반적 가치나 정보를 습득하는데 머물러선 안 된다. 책의 홍수 시대, 독서를 통해 올바른 변화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좋은 책을 고르고 읽도록 도와주는 가톨릭 서평 문화의 확산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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