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탈원전 초청강연에서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방사능은 인간의 어떤 기술로도 통제가 가능하지 않은 대재앙”이라고 했다. 이미 우리는 대재앙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아동 피폭문제가 심각하다는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또한 방사성 물질 유출 피해도 급증했다. 원전으로 인한 문제는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만 해도 갑상선암과 유방암 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원전 주변지역의 발생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
사실 원전은 표면적으로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내면을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원자력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능은 인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전하고 있다. 게다가 방사성 물질을 통제하기 위해 엄청난 물질적 투자와 관리가 필요하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사성 물질은 통제나 제거가 안 된다는 사실이다. 인간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는 방사선을 우리는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부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점점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들에게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은 정확히 알리지 않고, 장점만 늘어놓는다. 9월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정부는 원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는 잘 생각해 봐야 한다. 과연 원전이 언제까지나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을까?
교회는 그 답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주교회의 환경소위원회를 비롯한 교회 내 환경단체 등이 ‘탈원전’과 관련된 연속 초청강연을 열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원전은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행위다. 더 이상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원전은 우리와 후손들의 삶에 맞닿아 있는 문제다.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고 ‘강 건너 불구경’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직접 나서 하느님이 주신 아름다운 자연을, 우리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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