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待臨)은 ‘오시기를 기다린다’는 의미다. 이 용어는 ‘도착’을 뜻하는 라틴어 ‘아벤투스’(Adventus)에서 유래됐다. 오실 분은 예수님이시다. 교회는 전례를 통해 그분의 탄생을 새롭게 되풀이하고 있다. 교회 달력으로 새해가 시작된다. 대림절은 주님 오심을 마음으로 준비하고 고대하며 기다리는 시간이다. “예수님, 내 마음 가운데 오소서. 내 삶의 중심에 오소서. 주님을 사랑합니다.” 이렇게 사모하고 기다리며 성탄절을 준비한다.
예수님의 오심은 인류 역사 최대의 기적이요, 축복이며 은혜이다. 예수님이 오시지 않으셨다면 모든 인류는 지금도 죄의 절망과 고통 가운데 헤매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우리 모든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면서 구원의 문을 활짝 열어 주신 예수 그리스도.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을 우리의 마음에, 중심에, 기쁨으로 모시는 자녀가 돼야 한다.
기다림은 그리움이다.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한다. 기다림은 배려이기도 하다. 가장 귀한 분이 가장 귀한 모습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 둬야 한다. 기다림은 내가 기다리는 것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를 기다리심도 의미한다. 이것이 ‘기다림의 영성’이다. 오늘날 우리 신앙인들의 믿음에는 열심도 있고, 기도의 열정도 있지만 만사의 때를 기다리는 ‘기다림의 영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주님을 기다린다는 것은 그분의 현존을 실감하며 그 사랑에 한없이 감격스러워하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내 전부를 그분께 드리겠다는 결단이며, 나를 비우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주님의 손에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김인 것이다. 주님을 기다린다는 것은 하늘에서 이루어진 그 뜻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그런 기다림이다.
예수님을 기다리고 맞이하기 위해 회개와 쇄신으로 자신을 복음화해야 한다. 회개가 무엇인가? 방향을 바꾼다는 뜻이다. 죄 짓고, 불의하고, 방탕한 삶을 살다가 변화되어 바르고 의롭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회개이다. 철저하게 우리 죄의 모습을 회개하고, 변화하며, 새 사람이 되어 주님을 맞이해야 한다.
교회 전례력으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며 신앙인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첫째, 겸손의 신앙이다. “난 절대 교만하지 않다”라고 말하는 것이 교만이다. 교만이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위치를 더 높이는 것이다. 자기중심으로 산다. 모든 인간은 겸손해야 한다. 낮아져야 한다. 교만한 사람들의 특징은 자비와 사랑이 없는 것이다. 자기중심으로 살고 혼자만 옳다고 말한다.
둘째, 긍정의 신앙이다. 우리 마음이 굽어져 있다면 모든 것을 삐딱하게 보게 된다. 바로 보지 못하고 늘 비판적으로 본다. 부정적으로 본다. 그래서 부정적인 마음이 바로 펴지지 않으면 평생 동안 마음고생하고 남을 상처 입히고 자기도 고통 속에 살게 된다. 이 시간, 우리가 주님 앞에서 거짓과 위선 부정적인 생각, 부정적인 삶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바로서서 주위의 소외되고 병들고, 힘겨워 하는 이웃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주님의 일꾼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셋째, 정결한 신앙이다. 우린 주님 앞에서 정결하고 온유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거친 사람들이 있다. 아주 험한 인생을 살았고 아무것도 아닌데 걸핏하면 소리 지르고 화를 낸다. 이러한 험한 모습들이 주님의 사랑으로 변화돼야 한다. 이 험한 길은 누구나 갖고 있는 죄의 습관을 의미하기도 한다. 누구나 죄의 습관이 있다. 죄를 짓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데 또 죄를 짓는다. 그래서 우린 늘 회개하고 주님의 은총에 의지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재림을 기념하고 기다리는 대림절.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우리를 구원하러 오시는 그리스도를 기쁨과 희망으로 잘 맞이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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