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인권주일이 처음 제정된 후 올해로 30회째를 맞는 인권주일에 한국교회는 한편 처음으로 사회교리 주간을 지내게 됐다. 인권주일에 사회교리 주간을 지내게 된 것은 지난 추계 주교회의 총회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다. 신자들이 사회교리에 좀 더 관심을 가져 적극적으로 교회 가르침을 내면화하고 실천하도록 독려하자는 취지다.
한국교회 초유의 사회교리 주간 제정에 대해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인권주일 담화문을 통해 ‘사회교리는 정치·경제·인권·노동 등 사회생활의 각 영역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복음적 시각으로 성찰하고 정리한 가톨릭교회의 공식적 가르침’임을 천명하고 그 중요성을 재삼 강조했다.
이 주교가 담화문에서도 밝혔듯, 작금의 한국사회는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물질 만능주의와 경쟁 지상주의에 매몰되어 돈 권력 명예가 인간의 존엄과 생명에 우선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불의와 부정 속에서 사회적 약자는 큰 고통 속에서 희망없이 살아가는 사회로 전이된 암울한 처지다.
주교회의가 사회교리 주간을 제정하고 그 중요성을 전 신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회교리가 우리 사회에 복음의 빛을 비추어 인간 양심에 새겨진 자연법과 도덕적 가치를 일깨워주고 정의와 공동선을 통해 참된 인간의 발전과 완성을 지향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이번 사회교리 주간의 제정은, 그간 교회의 사회적 발언과 참여를 이해하지 못한 시각에도 그 당위성에 대한 이해를 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용훈 주교는 담화문에서 교회법 제747조를 인용, ‘교회는 윤리 원칙들을 사회 질서에 관한 것까지도 언제나 어디서나 선포하고 인간의 기본권이나 영혼들의 구원에 요구되는 한도만큼 어떠한 인간 사항들에 대해서도 판단을 내릴 소임이 있다’고 밝혔다.
인권주일이 대림시기에 제정된 의미는 억압받고 소외당하는 그늘진 곳을 되돌아보라는 요청과 함께 종말론적인 희망을 지향하며 인권 보호와 향상에 적극 투신하라는 시대적 과제를 내포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사회교리 주간의 제정으로 앞으로 이 같은 인권주일의 의미가 신자들 안에서 더욱 선명하게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사회 안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야할 그리스도인의 소명과 의무가 보다 강하게 부각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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