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이나 길거리에서 종종 껌을 팔거나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합니다.
그 사람들은 성가 테이프를 틀고 다니거나 어려운 사연이 적힌 종이를 나누어 주며 호소합니다. 저는 한동안 이 사람들을 무심히 지나쳤었고 한편으로는 이 사람들에게 돈을 건네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 자신이 받은 귀마개를 자신보다 더 추위에 떠는 다른 사람에게 선뜻 내어주는 노숙 아저씨를 보고 부끄럽고 놀랐습니다.
‘가장 보잘 것 없는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가방주머니와 겉옷 주머니에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꺼내 드릴 수 있는 1,000원짜리 한 장이 들어 있습니다.
세상에 오시는 예수님을 기다린다는 것은 우리가 더 깊이 사랑하며 가난하고 힘겨운 이웃들의 고통을 더 많이 나누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합니다.
문득, 어디에선가 읽었던 글이 생각납니다.
신앙심이 깊은 한 사람이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주님,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세상에 너무 많습니다. 그들은 당신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들을 그냥 버려두십니까?’
그때, 하느님의 근엄한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그래서 내가 너를 세상에 보내지 않았느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