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 10.11∼1965. 12.8)가 개막한지 50주년 되는 뜻 깊은 해이다. 공의회는 급변하는 사회적 움직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적응하며 쇄신하려는 취지로 소집됐다. 오늘날 우리 교회의 토대를 이룬 근간이 바로 이 공의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말은 쇄신이다. ‘쇄신’(刷新)의 사전적인 의미는 나쁜 폐단이나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함이다. 요즘 정치권을 비롯한 우리나라 곳곳에서 쇄신이란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너도나도 쇄신을 외친다. 진정성과 변화에 대한 의지 없이 단순히 위기 탈출용으로 남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자아의식’이라고 했다. 자아의식이 성립된 후 비로소 발전을 이룰 수 있는데 이를 ‘자기쇄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티븐 코비는 자기쇄신의 출발점인 자아의식에 대해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하며 “내가 만난 사람들이나 내가 지혜로운 것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나와 그들의 차이라면,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들은 스스로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것입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혜로움을 추구할 수 있었고, 끊임없이 그에 대한 탐구를 행했다는 것이다.
가톨릭교회에서 쇄신은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교회는 이러한 쇄신의 능력을 주님의 약속과 성령의 도우심으로 이미 갖추고 있다. 쇄신의 원리는 더욱 더 복음정신에 충실해야 한다. 신앙의 원천인 복음으로 돌아가야 쇄신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
‘복음화’는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소명이다. 우리 교회가 지향하는 복음화는 단순히 보다 넓은 지역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삶과 가치를 복음의 힘으로 새롭게 하고 이를 통해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것이다. 교회가 세상을 복음화하려면 무엇보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 스스로가 먼저 복음화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구축해야 할 것은 신자 개개인의 내적 복음화이다. 교회의 성장은 신자 각자의 영적 성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끊임없는 내적 복음화를 바탕으로 세상 속으로 나아갈 때 진정한 복음화를 이룰 수 있다.
내적 복음화는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당연한 얘기지만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은 그리스도를 만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말씀’을 읽고 배우는 것은 자신의 신앙을 일깨우고 쇄신과 변화를 위한 첫 걸음이라 하겠다. 말씀의 진리를 배우고 익혀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쇄신과 변화의 토대이다.
하늘을 지배하는 솔개는 수많은 야생조류 중에서 장수하는 새로 알려져 있다. 솔개는 70년을 살 수 있으나 이렇게 장수하려면 대략 40년이 됐을 때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 한다. 발톱은 뭉툭해져 날카롭지 못하고 부리는 길게 자라 구부러져 더 이상 사냥을 할 수 없게 된다. 깃털도 두껍게 자라 날개가 무거워져 날아오르기 힘들게 된다. 이때 솔개는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던가 아니면 환골탈태의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나든가 선택을 해야 한다. 솔개는 새로운 삶을 위해 목숨을 걸고 변신을 시작한다. 부리를 바위에 쪼아 부리가 깨져 빠지게 만든다. 그리고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면 발톱과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이러한 고통 속에 반년이 지난 후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그리고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라 새로운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된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자기 쇄신과 변화를 실천하기 위해 마음과 뜻과 목숨을 다해 혼신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실에 안주해버린다면 결국 실패하는 인생이 되고 말 것이다. 어떠한 고통과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자기 쇄신과 변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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