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믿으세요?”
“네.”
“하느님과 친하세요?”
“….”
언제였을까. 늘 질문하는 역할을 하던 기자에게 한 취재원이 던진 질문과 기자의 답변이었다.
대림시기의 문을 열며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지 중 하나인 아강그리알을 다녀왔다. 출발 전 마음 한쪽에는 이 초원 속에 진정한 교회가 있을까 반신반의하기도 했다. 한 오지공소 방문을 나선 날, 한 청소년이 마을사람 한 명 한 명을 기자에게 소개해주며 온갖 질문을 던져댔다. 반면 기자는 우선 그 소년이‘신자인가’가 궁금했다. 인터뷰 대상을 찾고 있던 참이었다. 곧바로 돌아온 그의 대답은 기자의 기억을 그 언젠가로 끌고 갔다.
“네. 저는 하느님과 친구예요.”
그리고 그는 큰 소리로 한국인 선교사제들도 친구라고 말했다. 친구들을 좀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슬람과의 대립으로 남수단 가톨릭교회는 오랜 기간 고전했다. 22년간 이어진 내전은 그나마 남아있던 교회 기반들도 대부분 무너뜨렸다. 선교사들이 강제추방 당한 시기조차 있었지만, 남수단 신자들은 복음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은 해외 신자들이었다.
아강그리알 바로 옆 본당(미션)은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이름 톤즈다. 하지만 현재 이곳에는 더 이상 한국인 사제도, 봉사자도 없다. 현재 남수단에서 이들 원주민들의 친구로 살아가는 한국인 신부들은 한만삼·표창연·정지용 신부 세명으로 구성된 피데이 도눔 뿐이다. 다행히 올해 들어 평신도 자원봉사자 두 명이 아강그리알로 날아갔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의 교회, 이곳에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 소식을 전해줄 ‘손’은 여전히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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