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을 기념하며, 온 누리에 아기 예수님의 축복으로 평화가 임하기를 기원한다. 인류 구원을 위해 당신의 아드님을 이 세상에 보내신 강생의 신비가 다시금 우리 곁을 찾아오셨다. 매년 맞이하는 성탄이지만 무의미한 반복이 아니라 항상 새롭게 재현되는 무한한 영광의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 구원을 위해 세상에 오신 것을 기념하는 예수 성탄 대축일을 맞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둠 속에서 빛을,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아기 예수의 탄생은 세속의 시각에서 볼 때 가장 비천한 모습이었다. 편안하게 산고의 고통을 견딜 따뜻한 방 한 칸이 없어 헤매던 마리아와 요셉은 가장 보잘 것 없는 곳을 구세주의 탄생지로 선택했다.
이처럼 구세주는 가장 낮은 곳을 택해 세상에 오셨을 뿐만 아니라 인류 구원의 성업을 이루는 그 순간에도, 곧 인간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 위에서 고통을 받을 때에도 역시 가장 미약한 모습이었다.
한국교회는 전국 각 교구별로 성탄메시지를 발표하며, 모든 이들과 함께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뻐하고 있다. 전국 교구장들은 예수님의 탄생이 특별히 버림받은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가난하고, 병들고 약한 사람들에게 더 큰 희망과 기쁨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성탄메시지를 통해 “세상의 빛이 된다는 것은 이 사회 안의 어두운 곳을 찾아서 어두움을 없애고 공동체가 함께 나가야 할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우리 신앙인들도 우리 사회를 개인의 울타리를 넘어서서 모든 이가 사랑과 행복의 공동체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점점 더 세속화되는 상황에서 현대인들은 이제 종교 없이도, 하느님 없이도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살아간다. 나라 경제가 어려워 가난으로 고통 받는 이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지만, 자선과 나눔의 가치는 더욱 퇴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경제 발전의 뒤안길에 서있는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 가난한 사람들, 장애인들이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맞아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낮은 곳으로, 더욱 낮은 곳으로 자신을 낮추고 봉사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구세주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뻐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참 그리스도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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