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교회의 미래이자 현재’라고 강조하는 청소년이 명실상부하게 교회의 든든한 밑돌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쏟아온 힘과 노력을 뛰어넘는 더욱 전향적인 자세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주일학교 학생들의 신앙의식 실태 조사’ 결과는 이러한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주교회의 차원에서 처음으로 전국 모든 본당의 주일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여서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현재를 대체적으로 잘 보여주는 통계라고 할 수 있다. 이 결과에서 우리가 유의하고자 하는 것은 조사 대상이 그나마 교회가 마련하고 있는 주일학교 등을 통해 신앙의 끈을 이어가고 있는 청소년들이란 점이다. 교구마다 약간의 편차가 있긴 하지만 공부, 성적 등의 이유로 교회와 멀어져 있는 청소년들이 훨씬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조사 결과는 교회의 노력이 얼마나 더 배가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번 조사를 보면, 한국교회 청소년들은 천주교 4대 기본 교리를 잘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신앙이 개인의 삶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성당에 다닌 후 생활 태도가 바람직하게 변화했는지에 대해서 응답 학생의 48.9%가 긍정적인 대답을 했지만, 과반수가 넘는 학생이 ‘보통’ 또는 부정적인 대답을 내놨기 때문이다.
또한 응답학생의 74.3%(35.2% 부정, 39.1% 보통)가 ‘성당에 다니는 것이 학교생활과 공부에 장애를 준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 주일학교 교리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37.5%가 긍정적인 응답을 한 반면, 42.8%는 보통, 19.3%가 부정적인 응답을 내놔 주일학교 전반에 대한 점검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조사는 신앙교육에 있어 가정의 역할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부모의 신앙 여부나 신앙 태도가 자녀의 신앙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일선 사목에서 신앙을 바탕으로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일에 우선적인 배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차 강조하지만 이 통계는 그나마 교회 안에서 신앙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조사가 청소년사목의 현재를 돌아보고 한국교회 사목 전반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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