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남자들은 누구든지 매년 한 번씩 이스라엘 은화 반 세겔을 성전세로 바쳤습니다. 그때마다 소나 양이나 염소나 비둘기도 바쳐야 했습니다. 부자들이야 소나 양을 바칠 수 있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대부분 형편이 어려워 비둘기를 주로 바쳤습니다. 그래서 비둘기를 ‘빈자의 제물’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성전 장사꾼들은 제물용 품목을 거래하면서 불의한 짓을 많이 저질렀습니다. 성전에서 파는 비둘기를 살 능력이 없는 가난한 이들은 집에서 비둘기를 직접 키워 제물용으로 바쳤습니다. 그러나 장사꾼들은 그들의 비둘기가 흠 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자신들의 비둘기를 비싼 값으로 강매했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이들이 가지고 온 비둘기는 뺏다시피해서 다른 이에게 비싸게 파는등 파렴치한 행동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성전에 대한 열정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이 남 다르셨던 예수님께서 그런 불의에 가만히 계실분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이 직접 나서서 더러운 굿판을 걷어치우셨습니다.
“성전에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과 환전꾼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셨다. 또 환전상들의 돈은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셨다.”(요한 2,14-15)
이런 부정한 굿판은 2천년전 예루살렘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닙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더러운 굿판이 바로 다국적 기업을 등에 업은 미국과 체결한 한·미 FTA 입니다. 미제국주의자들은 FTA라는 더러운 굿판을 통해 신자유주의를 ‘복음’으로 선포하고 가난한 나라를 대상으로 상도를 어기고 불의한 짓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2011년 현재 캐나다, 멕시코, 이스라엘, 요르단, 칠레, 호주, 모르코, 싱가포르, 바하란, 오만, 콜롬비아, 페루 등이 미국과 FTA를 맺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거나 경제사정이 매우 열악한 약소국들입니다. 그 결과 지금 대부분의 국가들이 FTA를 맺기 전보다 더 처참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캐나다는 벤쿠버 경우 최근 3년 사이에 노숙자가 2배 늘어났습니다. 아직 5만 명이 노숙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비정규직은 5%에서 11%로 늘어났고 실업자 고용보험 혜택이 50%대로 떨어졌습니다. 상위 20%가 캐나다 수익의 절반을 가져가고 있는 현실이고 대다수 국민은 불평등과 불확실한 고용에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5가구 중 3가구는 실질수입이 줄었습니다.
멕시코는 국민의 80%가 빈곤에 허덕이고 있으며, 국민건강도 미국식 의료 도입으로 몰락했고, 매년 50만 명이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이민을 갑니다. 상위 0.3%가 전체 부의 50%를 지배하고 있고, 농산물은 폭락했고 마을은 처참하게 붕괴되어 지금 농촌에는 노인네와 어린이밖에 없습니다. 볼리비아는 미국 기업에 상수도 매각 후 물 값이 노동자 평균 임금의 30%까지 치솟았으며 돈이 없는 사람들은 빗물을 받아먹다가 수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죽어 갔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FTA를 하면 그 피해와 위력은 IMF의 10배나 될 것이고 노동자들의 80%는 비정규직으로 일해야 되며 우리 후손들에게 100년 가까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적인 경제적 이익은 겨우 0.3%밖에 안되고, 특히 농업부문의 피해는 연간 30조 원에 가까울 것으로 봅니다. 상식적으로도 미국은 우리 경제규모의 20배가 넘는데 자유경쟁을 하자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리고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투자자 정부 소송제’(ISD)입니다. 이것 때문에 자국법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됩니다. 이 법은 최고기준으로 정부법보다 우선입니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ICSID)에서 판결을 하는데 단 한 번의 판결로 끝나고 벌금액도 한도가 없습니다. 현재까지 4천 건이나 올라왔는데 단 한 건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99%가 미국이 이겼고 딱 1번 진적이 있는데 이것마저 승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FTA를 하자고 여당 국회의원들이 솔선수범해서 통과 시켰고 이명박 대통령이 서명까지 했습니다. FTA라는 약물 처방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잘못된 한·미 FTA라는 더러운 굿판 당장 걷어치워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못하면 우리 민중의 힘으로 걷어 치워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 상인들의 상을 뒤엎은 것처럼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한·미 FTA라는 더러운 굿판을 뒤엎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민족이 소중히 가꿔온 평화와 사랑을 수출하여 신자유주의 멸망 이후의 새로운 문명운동을 우리 대한민국 민중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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