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이름 석 자만으로 여전히 그리운 교회 안팎의 ‘큰 어른’이다.
지난해 8월 시사저널이 사회 각 분야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설문조사에서도 김수환 추기경은 종교인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생전에 늘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 인물’로 꼽혔던 그에 대한 평가는 선종 1년이 지난 후에도, 또다시 2년이 지난 후에도 변함 없었다. 도리어 더욱 많은 이들(2010년 29.4%, 2011년 34.7%)이 그를 선택했다. 특히 그가 남긴 ‘감사와 사랑’의 씨앗은 지속적으로 싹을 틔워 범국민적인 정신문화운동으로 확산될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성장세가 제자리걸음인 면도 왕왕 볼 수 있다. 김 추기경이 뿌린 사랑의 씨앗이 꽃을 피우고, 그 작은 사랑의 꽃이 한데 모여 큰 기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나부터’ 동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 추기경의 선종 3주기를 맞아, 그가 생전에 강조했던 올바른 가치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표 기관들의 활동을 살펴보고, 각자 지속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사랑나눔 방법을 선택해보자.
서울대교구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그가 생전에 보여준 가톨릭 정신을 널리 확산하고, 교회 안팎에서 공동선 실현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교구 산하에 별도의 공식 기관단체를 설립한 바 있다. 대표적인 기관은 ‘옹기장학회’와 ‘바보의 나눔 재단’, ‘가톨릭대 부설 김수환 추기경 연구소’ 세 곳이다. 각 기관단체는 신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누구나 쉽게 동참할 수 있는 뜻있는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각 기관단체가 설립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회 안팎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 또한 필수적이다.
우선 ‘옹기장학회’(이사장 염수정 주교, 사무국장 구재회, 02-727-2525)는 김 추기경이 생전에 직접 설립한 유일한 기념사업의 하나로 관심을 모아왔다.
김 추기경은 지난 2002년 북방선교에 헌신할 선교사제 양성을 위해 서울대교구 박신언 몬시뇰과 한승수 전 국무총리, 이관진 한국샤프 명예회장 등 총10명의 은인과 공동으로 기금을 출연, 장학회를 설립했다. 특히 김 추기경은 장학회 설립을 위해 사재를 털어 기금을 출연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아호(雅號)인 ‘옹기’라는 명칭 사용도 허락했다. 김 추기경은 생전에 “옹기는 좋은 음식만이 아니라 오물까지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라며 “신앙인들은 옹기가 지니고 있는 겸손과 수용의 깊은 의미를 묵상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대교구는 지난 2010년 김 추기경 선종 1주기를 앞두고 교구 차원의 기념사업으로 ‘옹기장학회’를 지정했다. 장학회도 그동안 선교사제 양성에 집중하던 후원의 폭을 더욱 넓혀 평신도선교사 양성과 선교 및 연구 관련 단체도 지원한다. 또한 장학회는 매월 셋째 월요일 오전 11시 서울 명동성당 코스트홀 소성당에서 후원회원을 위한 월례미사와 특강을 마련한다.
‘바보의 나눔 재단’(이사장 염수정 주교, 사무국장 이동원 신부, 02-727-2504 www.babo.or.kr)은 김 추기경의 나눔 정신을 기리며 사랑을 실천하고자 설립된 모금 및 배분 전문법인이다. 재단은 우리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우선적인 배려는 물론 국경을 초월한 나눔과 사랑실천에 더욱 폭넓게 나서고 있다.
아울러 재단은 언제든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후원할 수 있는 비정기후원을 비롯해 정기후원, 유산후원, 행복한기념일후원,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등 다양한 후원 통로를 마련, 누구나 부담없이 기부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폭도 넓혔다.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으로 이어지는 나눔 교육도 적극 실천, 삶 전반에 걸쳐 지켜나가야 할 올바른 나눔문화도 적극 독려한다.
한편 김수환추기경연구소(소장 고준석 신부)는 김 추기경의 생애와 사상, 영성을 체계적으로 연구, 보다 성숙된 민주사회로 나아가며 이웃과 소통하고 화해하는데 필요한 실천적 덕목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를 통해 연구소는 계층 간, 지역 간, 이념 간 갈등을 극복, 국민적 화합과 상생문화의 지평을 여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소는 2010년 4월 개소 이후 학술과 교육, 문화를 비롯해 각 분야별 연대사업을 통해 김 추기경이 생전에 실천한 가톨릭정신이 널리 알려지도록 지원해왔다. 연구소는 올해도 우리 사회 안에서 교회정신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도록 돕기 위해 사회포럼과 시민아카데미, 생명수호 교육, 다문화가정 어린이 캠프 등 다채로운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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