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가톨릭 신자들은 불친절하다』고 한다. 난생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있는 것 다 내어줄 양으로 친절을 베푸는 개신교 신자들에 비하면 우리 신자들의 친절도는 무척 낮은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성당을 처음 찾아오는 이들을 친절하게 맞이하지 못하는 점은 참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부활 대축일을 지낸 후 전국 각 본당은 새로운 예비자 교리반을 개설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때 예비자 교리반 개설과 더불어 기성 신자들의 친절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어느 교구 본당 사제들 모임에서 제기된 이 같은 주장은 교세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오늘의 한국 교회를 살고 있는 모든 이가 새겨 들을 말이다. 이들 사제들은 서로 사목 경험을 나누던 중『예비 신자들이 기성 신자들과 본당 사무실의 불친절, 딱딱한 강의 분위기 등으로 성당 나오기를 기피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보다 적극적인「신자친절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사실 예비자들의 중도 탈락 시기가 교리반 개강 후 첫 5주 이내가 전체 탈락자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다는 조사 통계가 발표된 적이 있다. 애써 성당까지 찾아왔거나 인도해온 입교 희망자를 기성 신자들의 불친절 때문에 발길을 되돌리게 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인 예비자 관리에 나서야 한다.
우리 교회는 지금 가두선교운동, 새로운 양찾기운동, 1+1운동 등 다양한 전교 활동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키워주고 있는 이 같은 사례들에 힘입어 예비자 관리 문제에도 보다 많은 신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이미 구체적인 예비자 관리 노력을 기울여 본당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낯선 얼굴을 반가이 맞아주는 사례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예를 들면 서울 화곡본동 본당의 경우 예비자들이 미사 전례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예비자 지정석」을 마련해 신자들이 전례 안내를 맡고 나서는가 하면 군종교구 남성대본당의 경우는 전 신자들이 명찰을 달아 기존 신자들 뿐만아니라 새로운 예비 신자들과도 서로 이름을 부르며 쉽게 사귀도록 하고 있는 경우는 본받을 만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강원도 정선본당이「예비 신자 초대 행사위원회」를 조직하거나 인천 만수1동 본당이「예비 신자 교리반」자체를 구역 반모임에서 실시하고 있는 경우는 기성 신자들로부터 예비 신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자아내게 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비자 문제에 있어서 신자들이 예비자 입교에는 관심이 많은 반면 입교한 예비자가 영세할 때까지 소홀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신이 인도한 예비자들을 영세할 때까지 책임지겠다는 마음 자세를 가다듬어야겠다. 무엇보다 새로운 예비자 교리반이 개설되는 시기를 맞아 전국 모든 본당에서 대대적인 친절운동이 일어나 본당 분위기를 일신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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