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동포들을 위한 신앙인들의 목소리와 마음이 드디어 하나로 모아졌다는 소식이다. 지난 12일 서울 63빌딩에서 개최된 북한의 식량 위기를 염려하는 사회 각계 인사 초청 만찬에는 이에 동참하는 각 분야 인사 7백여 명이 참석, 북한 동포들에게 사랑을 전하자는 종교인들의 호소에 뜻을 함께 했다는 보도가 바로 그것이다.
이날 모임의 주제는 물론 북녘 형제들에게 옥수수를 보내자는 것이었다. 초대자의 한 명인 김수환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물경 17억 원에 해당하는 옥수수 1만 톤을 약정했다. 옥수수 1만 톤이면 약 70만 명의 북한 사람들이 한 달간 먹을 수 있는 식량으로 이날 김 추기경의 결심은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또 황해도지역을 관할하에 두고 있는 교구장으로써 뜻 깊은 자리에 그 의미를 더해 주었다.
이날 김 추기경은『이 지구상에서 이처럼 많은 수의 사람들이 집단적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상황이 바로 이 한반도, 우리 땅, 북녘 땅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하고『한 핏줄 한 형제 한 가족인 북녘 동포들을 돕는 데 그 어떤 이유나 조건이 전제될 수 없다』고 북녘동포돕기를 촉구한 바 있다.
김수환 추기경은 물론 한국 종교계의 이 같은 선택은 북한의 상황이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을 만큼 위기로 치닫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의 존재 자체가 궁극적으로 사랑 자비의 실천에 있다고 볼 때 굶주리는 북녘 동포들을 향한 나눔의 실천은 그 자체로 마땅하고 값진 선택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북한동포돕기 범 국민 캠페인의 공동 참여자인 서울 민족화해위원회는 4월 25일부터 6월 25일까지 2개월 동안 금요일날 한 끼 굶어 북녘 형제 도웁시다는 타이틀로 제2차 범 국민 캠페인에 돌입했다. 민족화해위원회가 서울대교구와 본당은 물론 교구를 초월, 범 교회적 운동으로 그 폭을 확산시키고자 나섰다는 사실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민족화해위원회는 이미 각 교구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북녘동포돕기운동을 추진할 수 있도록 각종 자료와 안내서를 발송하는 등 북녘 형제들과 사랑을 나누는 데 있어 범 교회적 확산까지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이름 그대로 이번 북한 형제에게 옥수수를 보내기 위한 범 국민 운동은 우리 교회 안에서 뿐만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범 국민운동으로 확산되어야만 할 것이다. 김 추기경의 지적대로 북녘 형제들을 돕겠다는 사랑의 마음은 지금 남쪽에서 직면하고 있는 엄청난 어려움을 극복하는 명약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옥수수보내기운동에 참여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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