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의 트럭이 고속도로를 달려갑니다.
한 대는 시멘트를 실었고 또 한 대는 밀가루를 싣고 각각 벽돌공장과 빵공장으로 가는 중입니다. 두 운전수는 오줌이 마려워 휴게소에 잠시 멈추었습니다. 소변을 본 뒤 두 사람은 다시 트럭에 탔는데 뭐가 이상했습니다 그만 트럭이 바뀐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확인하기가 귀찮았던 두 사람은『알게 뭐야』라고 중얼거리며 목적지까지 가 버렸습니다.
밀가루를 실은 차가 벽돌공장에 도착했습니다. 하역 인부도 이상하게 느꼈지만 『알게 뭐야』라며 밀가루를 운반했습니다. 벽돌공장 노동자 역시『알게 뭐야』라고 중얼거리며 벽돌을 찍었습니다. 한편시멘트를 실은 차가 빵공장에 도착했습니다. 시멘트를 나르는 인부도 그걸 이용해서 빵을 굽는 요리사가 이상했지만『알게 뭐야 』를 중얼거리며 일을 했습니다.
시멘트로 만든 빵은 각 빵집으로 배달되었습니다. 그걸 사 먹는 소비자는 이빨이 부러지고 배를 움켜쥐어야 했습니다. 밀가루 벽돌은 건축 현장으로 옮겨졌습니다. 그 벽돌로 지은 집이나 다리는 모두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답니다.
이 이야기는 이현주 목사의 글 『알게 뭐야』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설마 이러기까지 하겠냐만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우리 사회의 모습이 위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건성건성으로, 자기만 피해 안 보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기업주는 폐수를 몰래 버리면서『알게 뭐야』라고 하고 개발업자는 녹지를 까뭉개면서, 주부는 음식물 쓰레기를 함부로 내버리면서, 아이들은 물자를 마구 낭비하면서, 도로를 가득 메운 자가용 운전자들 역시『알게 뭐야』라고 중얼거립니다. 환경에 대한 고려도 없이, 미래에 대한 책임도 없이, 그저 안일하게, 무사태평하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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