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 신자 총수가 지난해에 비해 약 11만1천여 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는 최근 1996년도 한국 천주교회 신자 총수가 3백56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95년도 신자 총수 3백45만여 명에서 11만여 명이 늘어난 이 수치로 볼 때 한국 천주교회는 작년 한해 약 3.2%의 성장률을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3.2%의 성장률은 95년도 3.4%의 성장률과 비교해 볼 때 약 0.2%가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와 단순 비교한다면 성장률의 둔화가 심각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95년과 96년, 2년간 연속적으로 드러난 3%대의 성장률은 신자 증가율의 감소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현실적으로 입증해 주는 하나의 징표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신자 증가율 감소에 대한 우려는 교회 안에서 꾸준히 제시되어 왔고 이에 따른 대책과 대비에 대한 목소리 역시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이번 통계는 바로 이 같은 우리의 진단이 그대로 들어맞고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이는 다시 한 번 우리 교회가 함께 반성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중요한 숙제를 던져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같은 증가율 하락현상 속에서도 증가율 6%대 이상을 기록한 교구와 5%와 4% 이상을 기록한 교구도 여럿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지역사회 발전도와 주택정책으로 인한 인구 이동 등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도 할 수 있지만 그 같은 외부적 요인만으로 신자 증가율 전체를 책임 지울 수는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혹자는 신자 증가율 감소보다 더 우려해야 할 현상으로는 신자들의 비신앙화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른바 쉬고 있는 신자, 행불자 등과 더불어 실제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신자들의 탈신자화 현상 등을 오히려 더 경계해야 할 문제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교회는 새로은 천년기를 향해 「새로은 복음화」에 도전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 교회 구성원 모두는 신자 증가율 3.2%를 포함한 한국 교회의 여러 가지 우려할 만한 현상들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연구해야 한다는 중대한 사명을 함께 인색해야만 할 것이다. 한국 교회가 아직도 「복음화」지역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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