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미군부대 시민공원화를 위한 5·14 인천시민 걷기대회」, 이는「5·14 인천교구민 걷기대회」와 구별되는 또 하나의 행사이다. 공교롭게도 5월 14일 인천에서 벌어지는 두 가지 행사 중 나는, 인천교구의 걷기대회보다 시민단체의 걷기대회를 소개하려 한다. 이 행사는 지난해부터 미군부대 되찾기운동을 벌여오고 있는 인천시민회의와 부평시민협의회가 주최하여 부평에 있는 미군부대를 둘러싸고 그 주변을 걸으면서 미군부대 되찾기와 시민공원화를 홍보하는 시민들의 축제의 장이다.
97년 5월 14일은 이웃 일본의 오끼나와 미군 기지에 사유지를 갖고 있는 지주들이 미군 측과 기지 사용에 대한 임대 계약을 갱신하는 날이다. 그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나는 지난 2월, 42명의 한국 방문단을 인솔하여 오끼나와를 방문해서 한일 반 기지 운동가 교류회를 갖고 돌아온 일이 있다. 그때 일본의 모든 매스컴은 오끼나와의 오따 주지사를 비롯한 반전 운동가들과 한평지주회 회원들이 벌이는 미군 기지 재계약거부운동에 관심을 쏟고 있었다. 한국 방문단은 오끼나와에서 5-60대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반전운동을 벌이는 것에 감동을 받았으며 한국과 일본에서의 미군 지위에 대한 엄연한 차이를 확인하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약속했다. 5월 14일을 기해 한일 양국에서 반전 평화운동을 동시에 실천하자고, 나는 약속 당사자로서 한국에 돌아와 곧바로 5·14 준비에 들어갔고, 그에 따라 대구와 평택 그리고 인천 세 도시에서, 이번에는 한국을 찾은 일본 방문단과 함께 5·14 행사를 치르게 되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땅을 더 이상 전쟁의 도구로, 죽음의 땅으로 사용하지 말 것이며, 우리가 주인인 미군부대 땅을 시민들의 휴식처로 만들자는 외침이 평화를 구하는 기도보다 더 높이 하늘에 올려질 것을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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