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사제들을 위한 보금자리, 이른바 사제마을이 성 라자로 마을 경내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월 30일 축복식을 통해 선 보인 사제마을은 참으로 평화롭고 그리고 조용한 모습이었다고 참가한 사람들은 전해 주었다.
이번에 준공된 건물은 은퇴 사제들이 생활할 독립 가옥 5채를 중심으로 요양과 휴식이 필요한 사제들을 위한 공간 그리고 건강을 가꿀 수 있는 체육실 등이 있고 곧 이어 성당과 식당이 완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여러 차례 보도가 된 바 있지만 사제마을은 은퇴한 사제들이 노후를 걱정하지 않고 사제 생활을 보다 보람되고 여유롭게 이어 갈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독립 가옥이라는 형태를 취한 것도 사제들의 독립적 생활을 최대로 보장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이 같은 형태는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축성식을 통해 사제 마을에 입주하는 사제들은 일상 생활에 필요한 모든 비용 일체를 후원회가 책임진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후원회가 중심이 되어 담당하는 운영 방식은 사제마을의 또 다른 장점으로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일생을 사목자로서 살아 온 사제들이 자신들의 노후를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제마을 건립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사제마을의 특징은 바로 나환우 마을 한울타리 안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잊혀진 나환우들이 사제들과 마을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 갈 수 있다면 그 자체가 나환우들에게는 삶의 긍지와 희망을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임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아울러 사제들에게는 봉사자이신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는 또 하나의 거룩한 덕목이 될 수 있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한국 교회 안에서 처음으로 선 보인 사제마을은 그 선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구상이나 준비 등 시작과 진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사제마을이 가지는 중요성에 비추어 본다면 앞으로 사제마을은 신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서 제2, 제3의 사제마을로 성장해 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일생을 사목자로 자신을 봉헌해 온 사제들이 노후에 대한 아무런 염려 없이 신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면서 진정 값지고 풍요로운 삶의 마무리를 준비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교회가 함께 관심 가져야 할 중요한 관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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