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4일부터 7일까지 북경에서 열린 남북 천주교인들의 두 번째 만남은 시종 따뜻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시작됐고 또 마무리 됐다는 소식이다.
지난 95년 뉴욕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과 북의 천주교인들이 만난 이래 두 번째인 북경의 만남은 바로 한 번의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 주는 뚜렷한 결실이라 할 수있다.
특별히 이번 만남을 통해 남북 양측은 빠른 시일 내에 상호 방문한다는 뚜렷한 결실도 얻어 냈다. 제3국, 남의 땅에서가 아니라 평양과 서울 등 바로 우리 땅에서 당당히 만나자는 중요한 합의에 도달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만남에서 북녘의 신자들은 남녘 신자들이 사랑의 마음으로 보내고 있는 옥수수 밀가루 등 사랑의 선물을 확인하는등 나눔의 정 안에서 상호 신뢰와 형제애를 공고히 했다는 것이다.
이번 북경 세미나의 또 다른 특징을 든다면 북측 신자들이 자신들 스스로를「어린 양떼」라 칭하며 시종일관 최 주교와 성직자들에게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고 경의를 표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95년 뉴욕에서의 첫 번째 만남 때와는 전혀 달라진 상황으로 2년여 동안 천주교의 교계제도 등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히 달라져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게 해 주고 있다 하겠다.
이 같은 분위기는 어쩌면 지난 수 년간 이들이 겪을 수밖에 없었던 고통과 아픔의 시간들을 말해 주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연민의 정을 느끼게도 하는 대목이다.
한 참가자는 실제로 이들이 경직되고 굳어 있던 지난번 첫 모임 때와는 달리 상당히 부드러운 분위기로 바뀌었음을 지적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의 주역은 다름 아닌 이번 만남이 두 번째라는 사실 때문으로 풀이해야 옳을 것이다. 다시 말해 두 번째 만남을 통해 남과 북의 참가자들은 이미 타인으로부터 오는 어색함을 벗을 수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것은 앞으로 남과 북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가르쳐 주는 훌륭한 교과서가 되고 있다.
어쨌든 이번 남북 천주교인 2차 세미나는 남북 상호 방문을 필두로 사랑과 나눔을 위한 연대 등 기대 이상의 결실을 가져다 준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이것은 북녘 교회와 동포들을 위해 보다 더 큰 사랑과 나눔이 필요하다는 하나의 징표일 수도 있다.
이제 우리는 타국에서의 두 번의 만남이 상호 방문이라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면 하나가 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해졌음을 깨달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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