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대통령 선거 후보 또는 예비 주자들에 대한 텔레비전 토론으로 본격적인 대선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등 돌렸던 국민들이 너도나도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 앉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깨끗한 정치, 투명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과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이번 3개 방송사의 텔레비전 토론회는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이 보다 더 부각됐다고 본다. 온 국민을 예비 후보 선출 단계에서부터 직접 참여시키면서 새로운 정치 선거토론 문화를 창출하는 역사적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돈 안 드는 선거를 바라는 국민 여망에 한 걸음 다가 선 사건으로 받아 들이고 싶다.
이제 시간이 갈수록 정치권은 대선 열풍으로 뜨겁게 달아 오를 것이다. 여기서 이번 대선에 대한 교회의 입장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다 같이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 국회의원 선거라든지 대통령 선거 때면 우리 교회의 기관, 단체들은 물론 주교단에서도 성명서를 발표하며 깊은 관심을 보여 온 선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이야말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50년과 21세기 한국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지도자를 선출하는 국가의 중대사 중의 중대사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작금의 정치 행태는 이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는 커녕 그저 어떤 정파와 연대하여 승리할 것인가, 어떻게 지역주의를 이용하면 이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전략적 잔머리만 난무하는 형국이다.
우리 교회는 바로 이 점을 지적하고 필요하다면 민간 단체들과 연대해서라도 올바른 선거문화를 창출하고 정치 개혁을 이루는 일에 나서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통일을 맞이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사실도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선거에 우리 교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2천년대 진입을 눈 앞에 둔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역사적 과제는 지난 해방 50년의 왜곡과 문제점을 바로 잡아「새로운 50년」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다. 「통일 복지 한국」을 이룩하고 나아가 진정한 세계화에 앞장 서는 나라로 커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신앙인들은 이 같은 과제를 제대로 수행해 낼 수 있는 올바른 지도자를 달라고 기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