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이 돌아왔다. 6월 22일 우리 한국 교회는 사랑과 용서로 아픈 상처를 달래며 화해와 일치를 향해 다시 한 번 마음을 모아 기도를 바치게 된다. 매년 지내 온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이지만 이번 만큼은 어쩐지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은 아마도 지금 이 땅에서 강력히 불고 있는 북녘 형제 돕기 사랑 나누기 운동 때문인 것이다.
6월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민족 모두에게 진정 잔인한 달로 각인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 상처로 인한 원한을 가슴 깊숙히 묻고 서로를 미워하고 할퀴며 살아 왔기 때문이다. 1, 2년도 아니고 10년 20년도 아니고 물경 50년이 넘는 세월을 우리는 그렇게 살아 왔다.
서로가 남남으로 아니「원수」로 살아 온 그 50여 년의 세월 동안 우리는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으로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어 왔다. 서로가 얼마나 상대방을 미워하는지, 얼마나 증오하는지를 입증하는 사건들이 자주 세계를 놀라게 하면서 그렇게 살아 왔다. 물론 사건의 도발은 거의 북쪽에 의한 것이었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세월이 아닐 수 없는 노릇이다.
바로 그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6월은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말로만, 입으로만 외치는 화해 일치가 아니라 마음과 정성을 담은 남쪽의 사랑의 결실들이 북녘의 고통 받는 형제들에게 구체적으로 전달되는 바로 그 변화의 물줄기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감격적인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아직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국수 나누기, 밀가루 옥수수 보내기 등등 우리가 전개하는 사랑의 나눔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이 바로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음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하겠다. 그것은 현재 50년 맺힌 원한, 그 한 자락을 조금씩 열어 보이고 또 삭히는 엄청난 위력으로 이미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남과 북 우리는 어차피 한 민족이다. 갈라져 살든 떨어져 살든 21세기를 눈 앞에 둔 지금 더 이상 미움과 증오로 서로를 헐뜯으며 산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민족이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은 옥수수 나누기로 표현되기 시작한 우리의 사랑이 진정 한 형제와 자매의 만남으로 촉발될 수 있도록 북녘 형제들을 위한 한국 교회의 사랑 선언식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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