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육문화원에서 교육에 관한 상담을 한 지 3년이 지났다. 그동안 학부모들을 위한 세미나, 독서 수준검사 및 학습능력 향상 프로그램, 진로 탐색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많은 학부모와 만나 왔다. 이런 프로그램 상담을 통하여 교육에 대한 시각이 전환돼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먼저, 교육의 과정에 있는 개개인은 어느 한 시점에서 분리하여 파악돼선 안 된다.
어느 초등학교 5학년생의 독서 수준이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인 경우 2년간의 격차는 5학년 당시의 읽고 이해하는 능력에서의 차이가 아니라 지난 12년간의 지적인 발달 과정과 축적의 소산으로 파악해야 한다. 3세 이전 5세 혹은 유치원, 초등학교 1, 2, 3, 4학년에서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어떻게 준비되고 가르쳐지고 있느냐가 축적되어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5학년 이후에 계속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일이며 이 능력을 길러 주는 데에는 지나간 학교 생활 5년은 아니더라도 1년 이상의 기간이 걸릴 가능성이 많다.
교육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교실이나 환경의 요소들은 제외하고라도 앞에서 지적된 독서 수준뿐만 아니라 아동의 정서적인 상태, 대인관계, 주의 집중력, 공부를 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학습 자료 등이 모두 연관된다. 공부하는 시간만 많거나 교과서에 나온 사실만을 암기하는 것으로 공부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이전에 가정 내의 평온함, 가족간의 이해와 사랑, 가족간의 의사소통 방식, 아동의 전인적인 성장이 공부를 잘 할 수 있게 하는 기초가 된다. 따라서 학부모는 자녀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조르거나 감시하기 이전에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나가고 부모의 삶의 방식이 자녀의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많은 경우에 문제의 근원은 자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부모나 가족에게 있는 것을 보아 왔기 때문이다. 결국 교육은 현재의 조급함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장기적이고 다양한 요소의 관련 속에서 이루어지는 인내의 과정이다. 어렸을 때부터 정서적인 안정과 듣기, 말하기, 읽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고 독서의 습관을 갖추게 하는 것이 초, 중, 고등학교 학습의 토대를 튼튼히 쌓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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