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교구가 선교본당제도를 도입, 일차적으로 「팔봉」과 「오수」두 공소를 선교본당으로 설립하고 2명의 사제를 선교사로 파견했다는 소식이다. 개신교회의 개척교회 성격에 해당하는 선교본당제도는 새로운 천년기를 준비하는 한국교회로서 진정 의미 깊은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전주교구가 선택한 선교본당은 사제가 성당, 사제관, 수도자, 사무원, 식복사 등 일체의 보조 수단이나 지원 없이 홀로 현장에 파견돼 비신자들을 만나 직접 선교활동을 펼치는, 우리 한국교회로서는 새로운 형태의 선교제도라 할 수 있다.
한국교회 선교사에 새로운 기원으로 자리매김 될 선교본당은 2가지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그 중 첫째는 선교가 교회의 존재 이유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다는 점이다. 교회의 선교 사명이 우리 신앙인들의 최대 사명이라는 사실은 강조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교회는 이 막중한 사명을 잊어버리고 신앙인들은 선교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 신앙 선조들이 남겨준 신앙의 유산만 파먹고 살아온 우리들에게 선교본당제도는 선교하는 교회, 선교하는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일깨워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의미로는 선교본당이 가져다 줄 새로운 복음화를 들수 있다. 한국교회는 세계 교회사상 유래가 없이 스스로 신앙을 찾은 공동체다. 초기 교회부터 믿음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찬 공동체 속에 사제가 파견됐고 항상 부족한 사제 수는 사제들을 선교사의 입장보다도 관리자의 입장에 머물게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사람보다는 제도 중심의 사목으로 무게 중심이 가중되었을 뿐만 아니라 초기 선교사들의 우월적 신앙 지식과 위치는 한국문화와 복음의 만남보다는 고유한 그리스도교 문화의 이식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가 있다.
따라서 선교사들이 직접 복음이 필요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몸으로 부대끼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육화시키고자 하는 선교본당제도는 진정한 의미의 복음화를 도출해 낼 수가 있고 그것이 이 선교본당 선택의 또 다른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선교본당에 거는 한국교회의 기대는 참으로 크다. 무디어진 선교에 대한 열정을 되찾아야 하고 가난한 교회상을 구현해야 하며 신앙을 삶 속에 육화시키는 선구자의 역할을 해야만 한다. 선교본당에 대한 이러한 기대는 교회 구성원 모두가 격려와 성원을 보내고 함께 동참할 때만이 결실로 드러날수가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치교구인 전주교구가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아 실시하는 선교본당제도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격려하면서 파견사제들의 건승을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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