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레지오 단원에서 활동다운 활동을 못한 점이 큰 아쉬움이 자리하고 있는 나로서는 병원선교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귀에 솔깃했었다.
영남대 의료원에는 원래 천주교 종교실이 없었고 인근 성당 사목자가 병원사목을 해 왔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예수성심수녀회에서 원목수녀를 파견해 종교실에 상주하면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그 후 우리 본당에서 수ㆍ목요일 4~5명이 한 팀이 되어 병실 방문과 선교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나는 뒤늦게 합류해 지난 5월 중순부터 활동하게 되었다.
우리는 목요팀으로 2명씩 짝을 지어 병실을 방문하고 있다. 처음에는 용기가 없어 서로 먼저 들어가라고 꽁무니를 빼곤 했다. 병실에 환자가 없으면 안도의 숨을 쉬곤 했다. 지금 많이 능숙해져서 서로 먼저 노크를 하고 들어갈 정도가 되었지만…….
『안녕하세요? 저희들은 지산성당에서 나왔습니다. 환자분 중에 교우 계십니까?』로 시작해서 교우 환자에게는 병자기도를 우선적으로 해드렸다. 교우 환자가 아니더라도 기도를 청해오는 보호자의 환자에게는 주모경과 간단한 자유기도를 해 드렸다. 비신자인 경우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라는 책자를 권해드리면서 『우리의 영혼을 맑게 해 주시는 우리 하느님과 한 번 만나 보시겠습니까? 고통 중이시지만 하느님과 만남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으실 것입니다』라고 선교했다.
고맙게 받은 사람에게는 좀 더 가까이 접근해서 「자기 소개서」를 받고 신앙대화를 조금 더 하기도 했다. 냉랭하고 무관심한 사람에게는 『쾌유를 빕니다』 하고 인사하고 나오곤 했다. 개신교 신자일 경우 『같은 하느님을 믿는 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라고 말한 뒤 「천주교를 알립니다」 책 46~50쪽, 53쪽을 펴 건네면서 『성모님에 대한 부분, 개신교의 종파,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이 되어 있으니 천주교를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천주교 신자 환자 중에도 냉담자들도 꽤나 많았습니다. 그럴 때는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이 얼마나 큰 기쁨과 평화인지, 내가 애타게 찾을 때라야 주님을 만날 수 있으며, 주님은 아흔 아홉 마리 양보다 잃은 한 마리 양을 소중하게 여기심』을 간곡히 말씀드린다.
『주님께 고통을 잘 참아 받으실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십사 하고 기도해 드리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병실을 나온다. 가톨릭신문도 빠뜨리지 않고 돌렸다. 투병하는 분들이라 대화를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일단 대화가 시작하면 대부분 신앙을 잘 받아 들였다.
병원선교는 한 주에 한 번, 한 번에 3시간 정도 소요됐다. 한 번에 20여 개 병실을 돌고 나면 피로할 때가 많지만 그래도 선교의 보람을 느끼면서 가슴 뿌듯함을 안고 돌아오곤 했다.
약 3개월간 동안 외인 권유 20명, 냉담자 회두 권유 9명, 교우 병자방문 34명, 외인 병자방문 28명, 개종권면 7명, 선교책 2백 권, 자기 소개서 75장 등 큰 실적은 없지만 그래도 성령의 이끄심과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이만한 열매를 맺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날 진정으로 주님께 사랑을 느끼지 못했을 때, 내가 주님 마음을 상하게 해 드린 점, 이웃에 대해 무관심하게 보낸 점 등에 대한 회개와 보속의 삶이라 생각하면서 병원선교를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신 주님께 찬미와 영광과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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