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9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새로운 천년대의 지평을 열어 가는 통일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국정의 최고 책임자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한 국가적 행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과열양상에다 정국혼미를 보이고 있는 오늘의 세태가 걱정스럽다. 오로지 집권욕에만 정신을 팔고 있는 정치권의 행태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같은 시점에서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더불어 사는 정치를 위한 우리의 호소」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성명서는 정치인들을 비롯 언론과 언론인들 그리고 온 국민과 특히 천주교 신자 형제자매들에게 더불어 사는 정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정치의 구현을 위해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다같이 함께 노력해 가자고 호소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치란「더불어 사는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성명서는「상대편 흠집내기에 여념이 없고, 헐뜯기 성명과 논평을 남발하고 있는」현실을 지적하고『정치는 무엇보다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공동선의 촉진은 바로 우리 교회의 가르침이기도 한다.
현대세계의 사목헌장 26항에는「공동선이란 집단이나 구성원 개개인으로 하여금 더욱 완전하고 더욱 쉽게 자기 완성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사회생활상 여러 조건의 총체를 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치인이라면 누구나『공동선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들으면서 국민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때 가능하다』고 지적한 평협의 이번 주장에 귀기울여야 한다.
특히 이번 성명서에서 평협은「선동과 선정주의를 지양하고 공정한 보도로써 언론 본연의 사명을 다해줄 것」을 촉구, 언론이 올바른 지도자 선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공명선거의 파수꾼으로서 소임을 다하자는 성명서의 요청을 실천에 옮기는 일이 중요하다 하겠다. 아울러 민족의 장래가 걸린 국가대사에 하느님 은총을 간구하는 기도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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