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째 군인주일을 맞았다.
한국 주교회의는 지난 1967년 매년 10월 첫째 주일을 군인주일로 정하고 전·후방 각지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을 기억해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2차 헌금으로 군 사목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군은 이 땅의 젊은이들이「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다. 군 생활을 통해 우리 젊은이들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줄 아는 인성을 배우고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할 공동체 정신을 터득한다.
이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돕고자 한국 천주교회가 설정한 군인주일도 이젠 성인이 되는 과정을 거쳐 인생관이 정립되는「이립」의 나이가 됐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이만 먹었지 군 안에서의 가톨릭 신앙생활의 환경은 타 종교와 종파에 비해 아직도 상당한 거리가 있을 만큼 미흡한 실정이다.
군 신자들을 사목할 군종 신부들과 성당, 성서, 기도서, 성가집이 부족하다. 심지어 성당을 찾는 군인들에게 나눠줄 초코파이마저 넉넉치 못하다.
군 사목을 어떻게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인가 하는 지표와 뜻은 세워져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인적, 물적 자원이 너무나 모자란다.
많은 군종 사제들이 군 사목 일선에서 성당이 없어 예배당을 빌려 미사를 드리고 개신교가 버리고 간 예배당을 개조해 성당으로 사용하면서 사기를 잃어가고 있다.
군 사목비는 흔히「총탄」에 비유된다. 군종교구의 한해 예산이 10억여 원이라고 한다. 개신교에선 한 해 동안 군에만 투자하는 선교비가 1백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군 복음화의 전장에서 10분의 1도 안 되는 열악한 화력으로 고군분투하는 군종 사제들의 모습이 애처롭기만 하다.
군종교구장 정명조 주교는 제30회 군인주일 담화문에서『우선 씨를 많이 뿌려야 곡식도 많이 거둘 것이 아니겠느냐』며 신자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군 사목은 한국교회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 60만 한국의 젊은이들을 위한 군 사목이 활성화될 때 미래의 우리 교회는 더욱 젊어질 것이고 활기찰 것이다.
새로운 복음화 시대의 장을 여는 제3천년기를 앞두고 선교의 황금 어장이라 일컫는 군이 한국교회 복음화의 첫 자리에 올려져 전 교구가 군 복음화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는 활기찬 모습을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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