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교회의 기도 중에서 가장 대중화되고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묵주기도라고 할 수 있다. 묵주기도는 기도 방법과 지향이 아름답기 그지없고 누구나 쉽게 바칠 수 있을 만큼 단순하면서도 그 깊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심오하다.
더욱이 역사적으로 보면 묵주기도가 발휘하는 힘은 이단을 물리칠 만큼 강력했음을 알 수 있다. 10월 로사리오 성월이 설정된 역사적 배경을 보면 이 기도가 오늘날 만연된 세속주의를 물리치고 복음을 선포하는데 얼마나 유용한 무기가 될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10월이 로사리오 성월로 설정된 것은 1883년 9월 1일 발표한 교황 레오 13세의 회칙 「수프레미 아포스톨라투스(Supremi Apostolatus)」를 통해서이다. 당시 교회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회칙을 발표한 교황은 16세기 터키 이슬람 교도들과의 싸움을 상기시킨다.
16세기 당시 교황 비오 5세는 모든 그리스도교국과 함께 연합군을 편성했고 1571년 10월 7일 성모 마리아에게 묵주기도를 바치면 전쟁에 임해 큰 승리를 거뒀다. 10월 7일 로사리오 축일은 이날의 승리를 기념한데서 유래한다.
교황은 회칙에서 19세기의 위기를 일러 『여러분은 눈앞에 교회가 매일 당하고 있는 시련들을 명백히 보고 있다』며 『그리스도교 신심, 공적 윤리, 그 밖의 신앙 자체, 최상의 선 그리고 모든 덕의 원천이 아주 큰 위험으로 인해 날로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러한 위기 역시 묵주기도로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모든 신자들이 성모에게 의탁, 진리와 사랑의 구원신비를 담은 로사리오라는 무기를 들고 세상의 평화와 구원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했다.
일찍이 교황 레오 13세가 언급한 19세기의 위기는 바로 오늘날 교회와 세상이 직면한 위기와 상통한다. 극도로 세속화된 세상에는 물질만능주의, 쾌락주의, 무신론이 만연하고 있고 가정과 생명,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은 훼손될 위기에 놓여 있다.
물론 오늘날 우리는 군대를 이끌고 이교도와의 전쟁에 나설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오늘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 위험은 몇 백 년 전의 그것들보다도 더 위협적이고 다양하다.
교회는 이러한 도전들에 대응해 인간의 존엄성을 끝까지 수호하고 복음을 선포해야 할 사명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 응전에서 로사리오 기도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영혼을 어떤 첨단의 병기보다도 더 철저하게 보호해줄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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