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산 맑은 공기 시냇물 옆 초가집이 둘이 살기에 넓었지만 그저 누워있는 아내가 불쌍해 까맣게 잊고 있던 주의 기도 성모송만 외우고 있었다.
밤에 전기가 없어 아내의 마음이 더 답답했던지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였던지 말을 못하면서 외마디 소리를 지르면서 몸부림치고 울기에 집으로 데리고 오려는데 친구 아버지가 그 당시 5백 원에 지어 준 한약을 입이 마비되어 반은 버리다시피 하며 한 첩을 먹었는데 귀가 들리고 손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글자인지 그림인지 모양으로 꿈에 옥황상제가 나타나 하는 말이 네 남편이 미카엘, 하느님의 아들인데 굿하고 점치고 하는 것은 못된 일이다. 하여 네 남편을 데려 갈까 하다가 너에게 죽을 고비 세 번을 주었는데 깨닫지 않고 반성하지 않으면 너를 5월 27일 데려가겠다는 그 여인의 말에 엎드려 막 울며 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애원하니 그 여인의 옆에서 4~5살 되어 보이는 살이 통통하게 찐 아이가 머리 위에 백합꽃 두 송이를 꽂아주더니 그 옥황상제는 미소를 지으며 없어졌다는 이야기와 5월 27일 며칠 남았냐는 것과 잘못을 갚기 위해 굿 해달라는 말을 수십 차례 쉬어가면서 겨우 했다. 그러면서 빨리 굿날 받아야 죽지 않고 산다고 소리를 마구 질렀다.
일단 알았다고 대답을 하고 대문 밖을 나가서 생각하니 옥황상제가 아니고 성모님이 아닐까 하여 신문에 싸고 또 싸서 수첩가운데 끼웠던 성모님 상본을 보이니 그 여인이라고 말했다.
그 순간 나는 성당으로 달려가며 한없이 울었다. 그 당시 성남에는 성남성당(현 수진동성당) 밖에 없었다. 마치 성당에 신부님이 마당에 계시기에 말씀드렸더니 신부님은 자세히 들으시더니 곧 기도할 사람들과 나도 갈 터이니 빨리 가서 환자를 돌보라고 하시기에 다시 집으로 달려오면서 내가 버린 주님은 날 기억하고 계셨구나 생각하며 집에 도착하니 동네 아주머니들이 『족집게로 맞히네. 용한 무당 되겠어.』하고 쑥덕거리고 있었다.
방 안에 있는 사람을 모두 쫓아내고 아내를 꼭 안고 기도하는데 수녀님과 자매들 7~8명이 오셔서 성수 뿌리고 기도하기 시작하자 아내는 말을 하며 이제는 마귀 짓을 하는 것이었다. 기도하는 도중 깔깔 웃는가 하면 밤새 12시가 되면 높은 찬장의 새 그릇을 꺼내 물을 담아 앞마당에 놓고 계속 절을 하는 것이 아닌가.
마귀! 난 그렇게 힘이 세고 행동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변하는 아내가 무서웠지만 난 내 아내를 꼭 살릴 것이라는 집념에서 신부님을 찾아가 말씀드리고 밤낮으로 와 기도하니 그런 행동이 차츰 줄어들기 시작했다. 십자가를 손에 쥐어주며 성호를 따라 하라니까 아내는 『흥, 총각 죽은 귀신이구나』하며 던지는 것이 아닌가?
레지오 단원과 수녀님의 끈질긴 기도는 계속 이어졌다. 성가와 성서읽기 묵주기도 성모 호칭기도 모든 성인 호칭기도 등을 쉼 없이 바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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