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순교자 명부」작성을 위한 한국교회의 사료 수집 작업이 본격 착수됐다고 한다.
「20세기 순교자들의 명부인 순교록」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소망으로 교황청 2천년 대희년 중앙위원회 새 순교자위원회가 「미래에도 기억하기 위한 증거」로 20세기 순교자들의 사료를 전 세계 그리스도교를 상대로 수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일은 가톨릭 순교자들 뿐 아니라 그리스 정교회, 성공회와 다른 개신교 종파에서 「신앙에 대한 배척」때문에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신앙을 고백하며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 모두를 포함한다.
20세기 순교자 명부 편찬 작업에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관장하는 시성성과 새 순교자위원회의 본질과 목적, 직무가 엄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즉 「20세기 순교자 명부」편찬 목적은 초교파적으로 20세기 그리스도교 순교자들의 실재 사료를 보존, 공동된 신앙을 증거하는데 있다.
따라서 20세기 순교자 사료 조사 작업은 「교회 일치의 정신 안에서」이루어져야 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씀처럼 교파를 초월한 「20세기 순교자 명부」편찬 작업은 「가장 설득력 있는 형태의 교회일치」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교황청은 주교들이 이 명부 안에서 초교파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람들을 확인하여 교회법에 따라 순교 승인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그것은 가톨릭 측에서 볼 때 이 명부가 곧 앞으로 20세기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의 기초자료가 될 것임을 명백히 시사하고 있다.
이번 한국교회의 20세기 순교자 사료 조사 작업의 또 다른 측면은 한국가톨릭이 1948년 103위 한국 순교성인 탄생 이후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20세기 순교자 시복시성운동의 결실이란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6.25 전후에 순교한 성직자 수도자들에 대한 조사 작업을 추진, 북한 공산군에 의해 희생된 90명의 성직자, 수도자(외국인 포함)들의 자료를 수집해 놓았고, 죽음의 행진에 참여한 1백여 명의 외국인 성직자, 수도자의 명부도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 많이 희생되었을 평신도 순교자들에 대한 조사가 부족해온 점이 그간 무엇보다 아쉬웠던 점이다.
이번 20세기 순교자 사료 조사 작업 착수를 기회로 평신도 순교자들에 대한 증언 채록 작업을 함께 추진, 20세기 평신도 순교자 발굴 작업을 표면화해 줄 것을 교회 당국에 제안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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