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들과 함께 기도한지 9일째 되던 날, 십자가를 쥐어주니 혼자 벌떡 일어나 앉으며 옷을 훌훌 벗으며 이 사람 태양이라면서 가슴을 치더니 다시 십자가를 꼭 쥐라니까 십자가를 다시 쥐면서 왜 불쌍한 이 사람이 피를 흘리는데 당신들은 구경만 하느냐며 이불과 레지오 단원 치맛자락을 끌어다 닦더니 목을 놓아 우는 것이었다.
한참을 울더니 십자가를 두 손으로 꼭 쥐고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불쌍하다고 말하고는 나와 그 방에 모인 교우들에게 이 사람이 무슨 잘못을 해서 머리 오른팔 가슴 발에서 피가 흐르냐고 묻고는 다시 한참 울고 난 뒤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이었다.
레지오 단장이 주의 기도를 따라 하라니까 또박또박 따라 하더니 나를 보고 당신 이름이 미카엘이냐는 것이다. 누가 가르쳐 주었냐니까, 성모님이 그려져 있는 상본을 가르치며 저 여인이 이 기도 가르쳐 주었다면서 혼자 주의 기도를 두 군데 정도 틀리게 외우더니 깊은 잠이 들었다. 자고 일어나더니 자기를 붙잡아 달라며 이 옷 저 옷 요 이불 다 뜯어내더니 부적 지장을 찾아내면서 태워달라고 직접 부탁하는 것이 아닌가.
그 후 아내는 교리반에 들어갔다. 매일 미사참례를 했고 묵주기도도 레지오 단원이 가르쳐 주어서 우리 가족이 함께 모여 아내는 누워서, 우리는 앉아서 봉헌했다.
드디어 1973년 3월 29일, 아내는 베로니카로 딸은 벨틸타로 아들은 요셉 처 할아버지는 아만도 처 할머니는 아셀라로 나는 냉담 회두로 모두 새롭게 하느님의 아들딸로 태어난 것이다. 아내는 빠른 속도로 건강을 찾아 복직시험에 합격하여 학교에 나가고 나는 취직이 되어 지난날을 이야기하며 나름대로 작은 규모이지만 내 집도 마련했으니 가족 모두 하느님 뜻에 맞게 살려고 노력하니 행복했다. 또 하나뿐인 딸이 수도성소를 받아 수도자로 살고 있고 아들은 결혼하여 손녀까지 유아세례를 받았는데 이젠 내 몸이 말이 아니게 병과 과로가 같이 엄습했다.
당뇨병에 통풍성 관절염에 콩팥이 좀 나쁘다며 뇨산이 팥에 쌓여 있고 대상포진으로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옷을 벗고 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오진으로 내 병은 더 악화되었고 아내는 억울하니 따지겠다고 했지만 나는 만류했다. 그리고 지난 96년 12월 31일 난 삼성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그 병원에서 모든 병명과 치료 방법을 정확히 찾아 어디서나 쓰러지던 저혈압 증세도, 터지게 붓던 증세도 사라졌다. 내가 입원한 동안 혼자서 간호하던 아내는 나에게 당신이 내 병 8년간 간병인 노릇 했으니 이제 내가 기워 갚을 때이니 모든 것 담당 의사께 의뢰하고 완치될 때까지 입원하라고 했지만 그 병원에서는 병명과 원인 치료 방법만 알면 15일 이상 두지 않고 통원치료를 하라고 했다. 왜냐 하면 더 급한 환자가 입원할 자리가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의사의 말에 따라 난 퇴원하여 주 2회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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