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중 마지막 주일(그리스도왕 대축일)바로 전 주일은 우리 교회가 제정한 제 30호 평신도의 날이다.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로 구분된 교회 구성원 중 99%를 차지하는 평신도들의 날인 것이다. 평신도주일은 우리 모든 평신도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과 사명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신앙을 새롭게 다짐하는 날이다.
한국평협은 평신도주일 강론을 통해『「신앙 따로, 생활 따로, 」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있는 우리 평신도들의 현주소는 우리가 본연의 자리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다』고 자탄하고『이번 평신도주일을 계기로 희년의 정신으로 돌아가고 희년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제 자리 찾기 운동」을 전개코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2천년 대희년을 참으로 뜻 깊게 맞이하기 위한「제 자리 찾기 운동」은 교회와 사회 안에서 잃었던 우리 본연의 자리를 다시 찾아 그 자리에 충실함으로써 하느님께서「보시니 좋으셨다」하신 그 본연의 상태를 되찾으려는 실천운동이다.
이같은 실천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평신도들의 의식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 우리는「교회에 간다」는 말은 하여도「 내가 교회다」라고 자신을 교회와 동일시하여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교회에 간다」「교회 갈 시간이 없다」는 표현은 신앙 따로, 생활 따로의 이원화된 현상의 대표적 예다. 일단 일상을 떠나야 교회에 갈수 있다는 사고에서 일상과 교회의 벽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 크리스찬으로서 일상을 살고 일상의 삶을 사는 사람으로서 교회에 참여한다는 의식은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황 비오 12세도『평신도들은 교회생활의 일선에 서 있다…그러므로 평신도들은 특별히 교회에 속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바로 교회라는 더욱 분명한 의식을 지녀야 한다』(평신도 그리스도인 9항)고 강조했다. 우리 평신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삶 터에서「증거의 삶」을 사는 것이야말로 제 자리를 찾는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자.
현재 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소수 사람이 일을 하고 많은 사람이 일은 하지 않으면서 일하는 사람을 비판하는 자세」라는 지적이 있다. 비록 외국의 사례라고 하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우리 모두 떳떳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는 평신도주일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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