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27일은 기적의 메달 축일이며 28일은 성 가타리나 라보레 축일이며 29일은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창설 364년 기념일이다. 이에 성녀가 입회한 사랑의 딸회 소속으로 현재 성빈첸시오회 한국 및 서울대교구 이사회 지도수녀인 박마리 아녜스 수녀가 보내온 글을 싣는다<편집자 주>.
우리나라에도 널리 보급돼 있으며 많은 신자들이 지니고 있는 「기적의 메달」에 관한 유래를 살펴보자. 해마다 많은 순례객들이 파리 루드박에 있는 기적의 메달 성당을 순례하면서도 기적의 메달에 대한 유래는 물론 그 수도회가 한국에 진출해 있는 사실조차 모르는 신자들이 많은 것 같다. 따라서 이번 축일을 기념하여 간략하게나마 성녀의 생애와 기적의 메달 그리고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성 가타리나 라보레의 생애
성 가타리나 라보레는 1806년 5월 2일 프랑스 볼르강디 지방 한 농가의 10남매 중 여덟 번째로 태어났다. 일찍 어머니를 여읜 그녀는 가사일을 도우며 어린 시절부터 새벽미사를 다니며 신앙심을 다졌다. 어느 날 그녀는 『성모님, 이제부터는 당신이 제 어머니이십니다』라고 말한 이후로 성모께 대한 사랑과 꼭 한번 성모님을 뵙고 싶다는 강한 신앙을 갖기 시작했다. 그 후 가타리나는 마침내 사랑의 딸회에 입회, 다른 수련자들과 함께 수녀수업에 힘쓰며 성모를 뵙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은 기도할 때나 일을 할 때나 더욱 강해져 갔다.
1830년 7월 18일 밤. 잠을 깨운 수호천사를 따라 그녀는 성당으로 인도돼 그 곳에서 성모님을 뵙게 됐다. 그녀는 성모님의 무릎 위에 두 손을 모으고 2시간 동안 친밀한 대화를 나눴다. 다음 발현은 석 달 후인 11월 27일 저녁 5시 30분 기도 시간이었다. 성모님께서 나타나시어 양손에 지구본을 들고 지구 위에 서서 하느님께 전 인류를 바치고 계셨다. 잠시 후 지구본은 사라지고 성모님의 손끝에서 나온 빛은 성모님께서 서 계시는 지구를 내리비추었다. 성모님의 머리 주위에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여, 당신께 달아드는 우리를 위해 빌으소서」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십가가와 M자도 보았는데 그 아래에는 예수님과 성모님의 심장이 있었다. 이는 전체적으로 타원형을 이루고 있었으며 그 주위에는 12개의 별이 빛나고 있었다. 성모님께서는 각 발현의 의미를 설명하셨다. 『하느님께 바쳐진 이 지구는 전 세계와 특히 한 사람 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보석이 박힌 반지에서 나오는 빛은 은총을 바라는 것과 그것을 들어주는 은총을 나타냅니다. 빛이 나오지 않는 보석은 바라는 것을 잊었든지 은총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성모님은 사라지시고 보이지 않게 됐지만 그녀 이외에는 이 발현을 아무도 몰랐다. 그녀는 자신의 사명을 이제 확실히 알게 되었다. 원죄 없으신 성모님의 「기적의 메달」을 만들어 보급하여 사람들에게 성모님의 사랑과 힘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1830년 12월. 그때도 기도 시간이었다. 성모께서는 자신의 손에서 나오는 빛은 은총의 상징이며 그분의 은총을 구하는 이들의 청을 들어주심을 의미한다고 하셨다. 그녀는 성모께서 더 이상 발현하지 않을 것이며 기도 중에 그분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성모발현 후 그녀는 오직 고해 신부님께 말씀드렸지만 믿지 않으셨다. 그러던 중 그녀는 수련기를 마치고 파견되어 성모님 발현의 비밀을 지킨 채 45년간의 생애를 기도 속에서 기쁜 마음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봉사에 바쳤다. 1933년 시성 조사를 받게 됐을 때 놀랍게도 옷과 몸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성모님의 무릎에 오랫동안 놓여졌던 손은 더더욱 그랬다. 교황 비오 12세는 성녀를 「침묵의 성녀」라고 부르셨다. 성녀는 성모님께서 발현하셨기 때문에 시성된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종으로서 매일 깊은 신앙 안에서 겸손하게 사신 그분의 삶이 성녀로 만든 것이다.
기적의 메달
그 후 가타리나는 알라멜 신부님께 말씀드리고, 신부님은 파리의 대주교님께 달려가 기적의 메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주교님은 곧 기적의 메달을 보급토록 했으며, 자신이 최초로 몸에 착용했다. 이때 기적의 메달 2천개가 만들어져 보급돼 여러 가지 기적들이 일어났다. 이러한 기적으로 인해 교회는 가타리나에게 성모가 발현하신 11월 27일을 신비한 「기적의 메달」축일로 정했다. 지금도 기적, 병의 회복 등 많은 은총을 전달해 주고 있다. 그러나 「기적의 메달」은 수호신같이 그 자체에는 힘이 없다. 성모님의 힘과 「기적의 메달」을 착용하는 사람의 사랑과 신앙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사랑의 딸회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봉사와 복음전파에 일생을 바쳤던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와 성 루이즈 드 마리약에 의해 1633년 프랑스 파리에서 창설된 최초의 활동회로서 겸손, 단순, 애덕의 복음정신으로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께 봉사한다. 현재 전 세계 75개국에서 3만여 명의 수녀들이 가난한 이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는 경기도 군포에 본원을 두고 「나환우를 위한 진료 및 치료」와 「본당 사목」과 「특수사목」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군포 본원 성소 모임은 매월 셋째 주일 오후 2시에 있다. ※문의=(0343)52-9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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