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한파로 몸과 마음이 움츠러져 있는 상황에서 주교회의가 제정한 제 14회 자선주일을 맞았다.
해마다 대림 제 3주일을 기해 자선주일을 맞고 있지만 금년에 맞는 자선주일은 특별히 나라 전체가 부도날 지경에 처해있다는 외부적인 환경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새삼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회복지 시설의 경우 매년 연말을 기해 많은 후원회원들과 독지가들의 발길이 잦았지만 요즘에는 뚝 끊어졌다는 소식이며 봉사자들조차 시설방문을 꺼리고 있을 정도로 복지시설이 겪는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당장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은 없더라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얼어붙은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에 편승, 많은 신자들이 신앙인으로서 최소한의 의무인 자선을 망각해 버리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자선활동은 단순히 불우한 이를 돕는다는 인간적인 행동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 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앙인의 표지라고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
자선은 풍족한 가운데 넘치는 물질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의 시작이자 믿음의 시작으로서 특별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앙인들은 이런 어려울 때일수록 항상 자선을 사는 자세가 필요하고 삶을 통해 생활로써 자선을 실천하는 행위가 더욱 요청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자선활동의 수준을 두고 교회의 내적 성숙의 척도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의 자선활동 강화는 우리의 신앙을 성숙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크리스천 정신, 곧 인간정신의 진수를 사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이번 자선주일을 맞아 복지시설 등 불우이웃은 물론 경제한파에 희생돼 새롭게 고통을 받게 된 이웃, 또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는 북녘형제들에게도 사랑의 온정을 전달해 줄 수 있는 마음이 열려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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