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과 함께 ‘결혼’은 우리 사회 미혼남녀가 겪는 대표적인 갈등으로 꼽힌다. 특히 성사혼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 신앙적인 측면에서 큰 문제는 최근 신앙생활의 개인화와 가정 안에서의 신앙전수 부재로 배우자 선택에 있어 신앙유무와 상관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신자들은 교회가 정한 규범과 혼인법에 따라 ‘혼인성사’를 받을 의무를 지닌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교세통계에 따르면 교세 증가율에 비해 성사혼 증가율은 소폭 상승에 머물렀다. 오히려 지난 2007년의 경우 일반 사회혼의 증가에 비하면 성사혼은 되레 줄었다.
성사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혼인 장애’는 물론 ‘신앙 단절’ ‘가정 해체’ 등의 문제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한국교회에서 이뤄지는 전체 혼인 중 관면혼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대를 넘는다. 따라서 냉담 방지를 위해서는 관면혼 전후로 보다 체계적인 신앙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혼인 전후에 이뤄지는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최근 부산교구는 이러한 사회적, 교회적 문제에 적극 발 벗고 나섰다. 올해를 ‘새 신자 초대’를 기치로 내건 교구는 ‘외짝교우 대상 가족교리반’과 ‘혼인장애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부산교구는 사목지침 실현을 위한 자료를 마련하고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이를 통해 가정 성화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새 신자 초대는 단순히 숫자 늘리기 차원이 아닌 가정 성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곧 성가정 배양을 위한 조치다.
실제로 부산교구의 경우 관면혼 비율이 67%에 달한다. 본당에서의 혼인 10건 중 6∼7건이 외짝교우 혼인이다. 문제는 비신자 배우자가 관면혼을 통해 신앙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실제 세례를 받고 신앙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우 갖가지 어려움에 부딪치면 신앙 가정이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
우린 부산교구의 이러한 사목적인 대응에 주목해야 한다. 가정이 무너지면 교회 공동체 존폐가 위협을 받는다. 교회의 기초 공동체인 가정의 성화야말로 우리 교회의 활성화를 위한 우선적인 선택이어야 한다.
부산교구의 모색을 계기로 전 교회 차원에서 외짝교우와 혼인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주님의 말씀과 사랑을 전하려는 노력이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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